민원 있는곳 반드시 도의회가 소통 시도
민원 있는곳 반드시 도의회가 소통 시도
  • 박기홍
  • 승인 2010.07.27 1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호서 전북도의회 의장
김호서 도의회 의장은 꿈을 이루는 언어습관을 갖고 있는 듯하다. 어느 곳에서나 긍정적인 어휘, 도전적인 단어, 실천적인 화법을 강조한다. 그가 9대 도의회 출범과 함께 ‘강한 도의회’를 주창한 것은 어찌 보면 새삼스럽지 않다. 의회 본연의 자세가 그러할진대, 본령을 지키겠다며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지난 7월 5일 취임했으니 벌써 20일을 넘겼다.물론 이 과정에서 교육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8월에 교육청 관련 조례만 처리하는, 이른바 ‘원 포인트(one point)’ 임시회를 계획하고 다시 대화와 협상에 나서겠단다. 삶이 땀을 먹고 성장하듯 꿈은 의지를 자양분 삼아 커 나간다. 27일 오전 도의회 의장실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강한 도의회, 소통의 도의회를 향한 그의 꿈과 의지를 들어보았다.

-그동안 바쁘셨죠?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아침부터 밤 늦도록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많은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낙후 전북경제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접했지요. 이구동성으로 경제 문제를 얘기했습니다.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전북에 본사를 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전국대비 지역민들의 소득수준이 80∼90% 수준에 머무는 등등. 각급 기관장들은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도 단위 기관장 모임인 이화회 회원들은 도민의 대표로서 넉넉하게 배려해 주신 덕분에 많은 점을 배웠습니다. 지역의 에너지를 어떻게 하나로 묶어내느냐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9대 도의회의 지향점은 무엇입니까.

▲강한 도의회, 의회다운 의회, 소통의 다리, 부정부패 없는 존경받는 민의 대변기관을 주창했습니다. 의회의 고유기능은 집행부의 감시 견제입니다. 도민들에게 9대 도의회가 인정받는 길은, 이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의원들 스스로도 집행부에 신세를 져선 안 됩니다. 의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원과 청원이 있는 곳엔 ‘반드시’ 도의원이 나가서 소통을 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도 초빙해서 민원인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장(場)을 마련하겠습니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의장의 업무추진비를 다 털어서라도 부담할 작정입니다.

-교육위원장 문제로 출발부터 논란이 많았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시급한 교육청 관련 조례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출신 의원들은 의장이 직권상정하라고 하지만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8월에 교육청 관련 시급한 조례를 처리하는, 이른바 ‘원 포인트(one point)’ 임시회를 열 생각입니다. 그 전에 교육의원 모두를 만나 다시 설득하고 조율해야 하겠지요. 소병래 운영위원장과 이상현 교육위원장이 함께 나서 교육의원들과 대화와 타협의 장을 마련할 작정입니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마음을 움직이면 극적 타협점 마련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정성을 갖고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교육의원들이 우리보다 더 교육 문제를 걱정하고 계신 만큼 의견을 존중하면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집행부와의 관계 설정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김완주 도정은 일자리와 민생, 새만금 3대 화두를 꺼냈습니다. 중요한 이슈들이고 서민들과 전북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해 나가야 할 핵심 키워드인 만큼 지켜보면서 문제가 있다면 따질 것은 따지겠습니다. 특위 전문위원을 개방형으로 바꿨고, 예산심의담당과 조사지원담당도 신설했습니다. 설계변경이나 당초의 사업변경 등에 대해서도 엄격히 따질 것입니다.

교육 문제의 경우 교육이 정치적 실험대상이 될 수 없는 만큼 교육 수요자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진보 교육감의 교육 철학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켜보겠지만 도민들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의회 차원에서도 대응할 계획입니다. 교육감의 소신과 철학은 존중하되,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의 욕구와 열망에 반한다면 반드시 의회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겠다는 말입니다.

-강한 도의회, 구호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우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켜봐 주십시요. 9대 도의회엔 40대 의원이 과반수에 달할 정도로 도민들의 선택은 변화와 개혁이었습니다. 도민 정서에 부합하기 위해 의원들이 변했고, 일하는 시스템을 바꿔나갈 계획입니다. 계약직 전문위원을 상임위원회에 전진배치해 집행부 견제를 강화하는 등 ‘시스템적 뒷받침’, 이른바 조직개편도 단행하겠습니다. 의원들은 철저히 준비하고, 사무처 시스템을 변화시키면서 구호가 아닌 실천적 강인함을 보여줄 작정입니다.

-민선 5기 집행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합니까.

▲김완주 지사의 재선으로 각종 사업의 연속성은 확보됐습니다. 하지만 식자우환(識字憂患), 아는 게 병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 혹은 친위부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변화를 거부하는, 이런 문제가 있다면 청산해야 할 것입니다. 도정이 안주한다면 전북발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친위부대를 전진배치한 이번 인사만 해도 그렇습니다. 물론 인력 풀(pool)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듯 변화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정치인으로서 인생 철학은 무엇입니까.

▲거창하게 철학까지 거론하긴 그렇지만 하루하루,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배경보다 열심히 땀을 흘리며 뛰면 승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끝으로 개인적인 소망은 무엇입니까.

▲아직까지 정치적 역정이 순탄했습니다. 전북은행 노조위원장에서 3선의 도의원, 행자위원장을 거쳐 도의장까지 왔습니다. 그러나 추호도 제가 잘나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지원해준 주변의 많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저의 소망입니다. 간혹 차기 진로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 목표를 설정하고 뛰기보다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기홍기자 khpark@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