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cool)한 남성이 되는 법
쿨(cool)한 남성이 되는 법
  • 이영원
  • 승인 2010.07.26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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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여성과 특정 직업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비단 이번 사건 뿐 아니라, 지도층 인사들의 여성 비하나 성희롱 언행 등이 근래에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뉴스가 터질 때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세상살이도 힘들어졌는데 이제는 사회생활하면서 여성에 대한 언행도 신경 써야 하냐는 남성들의 다소 억지 섞인 푸념의 소리도 들린다.

그런데, 남성들의 이러한 불만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지구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이성(異性) 집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정치권력의 행사로 해석하는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아니더라도,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이 여성에게 행한 언어적, 행동적인 폭력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단지 상대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배적 언행을 행사하는 남성들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남성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사회적 변화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사회 구성의 성비(性比) 변화가 우리 사회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고시나 외무고시 등 전문직에서 여성 합격자들의 비율이 50%를 육박하고 있으며, 사법 고시의 경우도 2009년 기준 여성 합격률은 35%를 넘어서고 있으며, 여성들이 국가 고시의 수석 합격자 명단을 채우고 있는 것은 놀라운 뉴스거리가 아닐 정도가 되어 버렸다. 또한 경제 분야의 경우에서도, 종합 소득세 신고의 여성 비율이 40%를 넘고 있는 것으로 2008년 국세청자료에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사회 주요 분야인 전문직, 고소득 분야에서 여성의 비중은 더욱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의 경우도, 성실함을 앞세운 여학생들의 분투로 우수 장학생들의 대부분을 여학생들이 차지하는 등 여학생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진다. 취업 시장에서 아직도 존재하는 여성 차별의 장벽을 피해 전문성을 갖춘 고시나 자격 시험 등에 우수 여성이 몰리는 현상도 여성의 성실함과 세밀함을 바탕으로 한 것이리라.

비단 전문직 분야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고교 졸업생들이 입학원서에 자신의 보호자로 엄마를 내세운다던지(그 이유가 자신에게 용돈을 주고, 자신이 쓰는 카드의 명의가 엄마라는 것이다), 결혼한 자녀의 경우, 시댁보다는 친정을 가까이 하고 자녀들도 친가 보다는 외가 쪽 식구들을 더욱 가깝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일부 학자들의 지적처럼 신 모계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중년이나 말년 남성들의 초라한 위상에 대한 항간의 씁쓸한 유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초로의 남성들을 애물단지 취급하고, 남성들을 도구화하는 항간의 유머들이 일부 과장되기는 했지만 우리 사회 남성들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것 같아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면 속 보이는 소리일까.

미국에서는 인재들을 ‘book smart'와 ’street smart'의 부류로 구분하곤 한다. ‘book smart'는 말 그대로 책만 파고 든 우수 인재를 말하고, ’street smart'는 공부 보다는 대인 관계나 상황 대처 능력 등이 우수한 인재들을 얘기할 때 흔히 이런 표현을 쓰곤 한다. 늘어나는 우리나라의 고급 여성 인력들이 ‘book smart'인 것은 분명한데, ’street smart'로 그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유일한 이성(異性) 집단인 남성들의 언행이 말썽이 되곤 한다.

못난 찌질이는 절대 사절인 이 시대에, 쿨한 남성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이나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고, 안락한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여성을 진정한 파트너로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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