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철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전라북도여, ‘문학수도’를 꿈꾸어라
<배승철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장> 전라북도여, ‘문학수도’를 꿈꾸어라
  • 이수경
  • 승인 2010.07.2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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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문화산업이라 하면 문화·예술을 소재로 상품화하여 대량 생산과 소비를 할 수 있는 산업으로 정의 된다. 요즘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여가시간 증가로 인해 영상산업을 비롯한 문화산업은 눈에 띄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문화의 범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문학작품은 최근에서야 문화산업의 개념에서 논의되고 발전방향이 모색되기 시작했다.

지금과 같은 지식정보화 시대의 문학작품은 작가가 원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문화산업이라는 메커니즘에서 저절로 관리되고 조정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하게 된다. 문학이 돈으로 가치가 결정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좋은 문화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었고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문학을 산업화 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역과 나라의 위신을 높이는 최고 브랜드가 문화예술인이라는 것은 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빠진 영국, 고갱과 피카소가 없는 프랑스, 베토벤과 바흐가 존재하지 않는 독일의 국가 이미지는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어설퍼진다. 비틀스가 없는 리버풀은 평범한 항구도시일 뿐이며 모차르트의 흔적이 없는 독일의 하이델베르크는 유럽의 숫한 고도(古都) 중 하나에 불과하다.

문화예술인이 가져다주는 브랜드 가치의 상승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자기 도시를 상징하는 인물을 찾아내고 기념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학의 경우에는 특정 문인의 이름을 붙인 문학관을 건립하는 도시가 늘고 있다. 영국의 셜록홈즈 박물관과 셰익스피어마을, 프랑스의 빅토르 위고 및 발자크 문학관, 독일의 괴테 박물관과 체코의 카프카 박물관 등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국내에 소재한 문학관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문학관협회 자료에 의하면 현재 전국에 있는 문학관은 총 49개에 달하고 있다. 문학관이 갖는 중요성 때문에 특정 작가를 두고 서로 다른 도시가 각각 연고권을 주장하면서 기념관 건립 경쟁이 붙는 경우도 있다.

각 지자체가 유명 문인의 기념관을 자신들의 도시 안에 두려는 것은 지역문화의 발전과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원주에 ‘토지문학관’이 마련되고 그곳에 박경리가 거주하게 되면서 연간 11억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됐다는 분석자료는 단적인 사례에 속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지자체에서는 문학콘텐츠 자원이 지역에 기여하는 효과를 인식하지 못하여 문학관 건립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 지역에는 총 5개의 문학관이 건립된 상태고 구 전북외국인학교를 ‘전북문학관’으로 조성하려는 절차를 밟고 있다. 전북에 있는 문학관 개수를 다른 지역과 단순 비교하자면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전북이 배출한 빼어난 문학작가를 감안한다면 아직도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이러한 물리적인 부분과 함께 전북 소재 문학관의 운영을 보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대부분의 문학관이 작가를 기념하는 전시실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다양한 운영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작교실 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 숙박 집필실을 마련하는 등 문학관을 복합문화공간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학관의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도 절실하다. 문학관의 소장품을 더욱 보강하고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며 축제와 같은 다른 종류의 문화콘텐츠와 묶어 문화관광코스화 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문학자원이 풍부한 곳은 ‘문학특구’나 ‘문학수도’로 묶어 문화콘텐츠의 집중도를 높이는 전략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새만금방조제로 연결되어 한 몸이 된 군산, 김제, 부안을 한데 모아 문학특구로 지정하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군산의 채만식, 고은, 이광웅과 이병훈 시인, 아리랑 문학관이 있는 김제, 매창과 석정의 땅 부안이면 능히 대한민국 문학특구, 문학수도가 됨직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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