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단체
학부모 단체
  • 김창환
  • 승인 2010.07.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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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교사, 학생 그리고 학부모는 교육주체라고 할 수 있다. 각 주체의 역할은 다른 면도 있지만 상호 역동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학부모는 교육의 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문제의 변두리에 머물러 있곤 했으며 다른 주체들도 이를 관행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교육에 대한 추상적인 문제제기에서 벗어나 보다 구체적이고 변화를 지향하는 문제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학부모들의 교육문제에 대한 관심과 행동이 학생과 교사의 문제의식과 상호작용하는 시점에서 만날 때 교육개혁을 위한 진정한 출발이 가능해서이다.

우리나라의 학부모 교육관련 참여 제도는 학교별 후원회(‘46~’53),사친회(‘53~62’),기성회(‘63~’70).육성회(‘70~’95)학교운영위원회(‘95~현재)까지 학교를 후원하기 위한 목적의 학부모회로 발족되었다. 따라서 학부모의 교육 참여제도는 본래의 교육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으며 재정적인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됨으로써 학부모의 참여 또한 저조했고 역할 정립에도 장애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자신의 권리와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1989년 학부모 운동 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를 만들면서이다. 참학은 학부모들이 단지 학교교육의 후원자라는 소극적 위치에서 탈피하여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교의 변화와 개혁을 선도함으로써 우리 교육의 인간화, 민주화 및 자주성을 실현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1990년에 발족한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도 빼놓을 수 없다. 출범선언문에서 밝혔듯이 ‘살아남기 경쟁에서 함께 크는 교육으로’, 성숙한 부모, 자유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여러 교육운동에 앞장섰다. 이처럼 양대 학부모 운동 단체의 설립은 그동안 교육 논의에서 소외되던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 교육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후 학부모들로 구성된 학부모 운동 단체와 함께 시민의 학교교육 참여를 촉구하는 교육시민단체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 결성된 ‘교육개혁과교육자치를위한시민회의(교육민회)‘는 최초의 교육시민단체이며 국가적 정책 대안과 교육개혁을 위한 운동을 중심과제로 삼아 교육시민운동을 전개하였다. 1990년대 중반에는 ‘새교육공동체를위한시민모임’,‘교육바로세우기전국협의회’,‘올바른교육개혁을위한범국민연대회의’, ‘정의로운사회를위한교육운동협의회’,’참교육시민모임‘이 만들어져 우리나라 교육여론을 수렴하는데 앞장섰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학부모 단체의 결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2002.04)’이결성되어 개별학교의 문제에서부터 교육제도 전반에 이르기까지 교육당국과 교사들이 스스로 풀어내지 못하는 문제들을 학부모들이 풀고자 했다. ‘교육공동체시민연합’,‘학교사랑학부모연합회’,‘자녀교육학부모연대’ 등이 잇따라 만들어졌다. 2006년 9월에는 건국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국민의 저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교육역할을 강조하는 ‘뉴라이트학부모연합’이 발족하였다. 최근에도 변화를 넘어 교육의 근본적 혁신을 추구하는 평등학부모회(2006.11)가 결성되었다.

지금까지 학부모단체는 주로 촌지안주고 안 받기 운동, 육성회비 반환 청구소송, 학교운영에 학부모 참여 보장, 보충수업폐지 반대, 0교시 수업유지, 모의고사 수시실시,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찬성, 평준화 해체 요구, 교원평가 반대와 지지, 무상교육 확대, 정보 인권 수호활동에 치중했다. 또한 그 성격에 있어서도 보수와 진보의 양 축으로 보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비슷한 교육이념을 가진 단체라도 사안별로 의견이 첨예하게 달랐다. 이러한 흐름은 점점 더 다원화되고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교육당사자들의 욕구와 큰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보면 지금과 같은 학부모단체의 활동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학부모들이 내 아이만을 위하는 이기적 교육에 매몰되어 교사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침해하고 오히려 학교교육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예방하면서 학부모단체가 교육운동을 지속하면 학교 교육의 개선과 교육혁신은 그리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는 점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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