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나의균> 산학협력체제구축을 위한 제언
<군산대 기계·자동차공학부 교수 나의균> 산학협력체제구축을 위한 제언
  • 이병주
  • 승인 2010.06.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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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70년대 정부주도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제조업을 시작으로 전자산업과 더불어 IT 및 조선·해양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였으며, 일부분야는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 관산중심으로 30~40년에 걸쳐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다 보니 산학협력의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었으며, 그 결과 원천기술의 확보가 미흡하고 응용기술의 발전에 치우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시대에 각 산업분야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산업체 중심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며, 과학기술 선진국과 같은 체제의 산학협력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에서는 대학의 전문인력과 각종 첨단장비를 활용하여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야 하며, 대학에서는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등 내실있는 산학협력 체계를 갖추는 것이 절실히 요망되고 있다.

과학기술력이 앞선 선진외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산학협력이 아주 내실있게 이뤄지고 있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일본과 유럽 등지의 경우 대학에서 교수를 초빙할 때 산업체 경력을 우대한다거나, 대학원 석박사과정의 연구테마가 산업체와 관련이 있도록 유도하는 등 산학연계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과 지역사회 및 산업체가 상호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는 등 내실있는 산학협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대학마다 2000년대 초부터 산학협력단을 두어 산학연계 사업을 발굴하고 있고, 일부 대학의 경우 대학의 특성을 살려 상호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산학과 연계한 인력양성과 연구개발사업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선진화된 외국과는 달리 산학협력의 연계성과 협조관계는 부분적 또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 대학에서 교수들을 평가할 때, 평가항목이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교육, 연구 및 봉사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대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등한시 하는 이유는 산학협력 부문에서 평가를 받을 만한 요소가 아주 적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교육과 봉사부문은 교수에 따라 점수의 폭이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는 반면, 연구부문의 논문실적이 전체 평가점수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은 점수 폭을 높일 수 있는 연구논문 쪽에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둘째, 산학협력과 관련된 연구개발의 경우 시간 투자대비 결과물의 양이 적고, 기업체의 협조가 미흡한 점을 들 수 있다. 셋째, 산업체 쪽에서 대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비관적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두어 연구인력과 장비를 구축하여 연구개발 및 애로기술을 해결하기 때문에 굳이 대학의 협조가 필요 없다는 입장인 것이고,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전문인력과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대학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상과 같은 상황을 종합해 보면 원만한 산학협력체계를 갖추기 위해 선결해야 할 점이 어떠한 것인지를 유추해 낼 수 있다.

즉 대학에서 교수들의 평가항목을 정할 때, 산학협력 부분과 관련된 항목을 최대한 확대하여야 하며, 기업 측에서도 최소한의 연구원을 확보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산학협력의 범위가 이·공계 특히 공학 계에 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문, 사회계 및 예체능계를 막론하고 모든 분야에서 대학의 굴레를 벗어나 관련단체 또는 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상호 공통인자를 도출하여 협력사업을 이행하면 넓은 의미에서 산학협력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분명한 것은 대학은 지역사회와 관련업체 발전에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고, 산업체와 지역사회에서는 대학에 보다 많은 관심과 협조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보다 내실 있고 원만한 산학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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