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의 독(毒), 한·중 FTA
농수산물의 독(毒), 한·중 FTA
  • 장병수
  • 승인 2010.06.1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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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농업 주요 통계에 따르면 농가소득 감소, 1인당 농축산물 연간 소비량 감소, 농경지 면적 감소 그리고 농업인수 감소. 반면에 유류 및 농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비 증가, 수입농산물 증가, 그리고 농작물 재해 증가, 세계 식량위기 증가에 더욱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증가 등으로 대한민국 농업 현실은 타의에 의해 심각한 위기에 빠져 들고 있다. 생명산업이자 성장산업이라고 하는 농업을 지켜낼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정부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여건을 점검하는 등 후속작업에 본격 착수했다고 한다. 중국은 쌀, 과일, 채소 및 한약재 등 우리나라가 재배하는 주요 농산물을 재배하고 수출한다.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농업 피해액이 무려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한·중 FTA는 지금까지 논의 되어 온 어떠한 FTA보다도 우리 농업에 미칠 영향은 핵폭탄급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체결했거나 협상 중인 FTA에 따른 농산물 피해액은 ‘08년도 기준 농림업총생산액인 약 40조원의 50%에 해당하는 20조 9천억원에 달한다. 즉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국내 농산물 생산액은 최대 8조 8천억원 감소, 한-아세안 FTA로 국내 생산 감소액은 1170-1295억원, 한-캐나다 FTA 체결로 국내 생산 감소액 648억~1122억원 및 한·EU FTA 발효 이후 15년간 예상되는 국내 농축산물 생산 감소액은 2조7,000억원 그리고 한·중 FTA로 10조원 등 지금까지 언급한 FTA 체결시 입게 될 농산물 피해액을 모두 합하면 약 20조 9천억원에 달한다. 200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한·중 FTA가 체결되면 한국의 농산물 수입액은 108억달러(약 12조원) 증가하고, 농업생산액은 14.7%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민감 품목이 230여개나 될 만큼 농업분야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모두가 우려하고 있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농업 농촌이 유지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일간에서는 한중 FTA가 체결되면 우리에게도 수출 농업 등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한다. 흔히 중국에는 1억 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5천만명이상이라고 한다. 그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팔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한다. 설령 그렇다고 한다고 해도 중국 농업과 농업인들은 진보하지 않겠는가! 중국 농업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중국의 고소득자를 겨냥한 타켓 마케팅도 결국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현재도 중국산 농수산물이 대거 수입되고 있는 마당에 관세 철폐는 국내 농수산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그런 만큼 정부는 한·중 FTA 협상에 따른 농수산업에 대한 확실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후 이해 당사자인 농어업계와 충분한 소통과 동의를 얻는 절차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대책과 더불어 지자체에서는 해당 지역의 농업 환경을 고려하여 좀 더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여 사전적 예방 조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 특화 품목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에서 가공 유통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시스템하에서 운영될 수 있는 조직화되고 규모화 된 농업경영체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가족농 및 소농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되어 농업인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글로벌이라는 단어 속에 매몰되어 가는 현재의 농어업 및 농어촌에 다시금 희망의 새싹을 피우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쌀 산업 보호 장치 마련 및 가족농 육성 정책 등 우리나라 농업 농촌 실정에 맞는 정책 실현에 있다고 본다. 글로벌이 아니라 국가적, 문화적 다양성이 존중되어 생명력이 넘치는 농업·농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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