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전북대 명예교수> 새만금과 시·군간 경계 갈등
<김환기 전북대 명예교수> 새만금과 시·군간 경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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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0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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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27일 19년의 역사 끝에, 드디어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준공을 보게 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굴곡을 겪다 보니 사건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새만금의 명칭이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어렵다 하여 2010년 1월 28일 정부는 새만금 이라는 이름을 글로벌 네임으로 ‘아리울(Ariul)’을 병행 사용 한다고 공표 하였다. 이의 의미란 ‘아리는 순수 우리말로 물을 의미하고 울은 울타리를 뜻하니’ 바로 ‘물의 도시’를 이른다. 라고 해설했다. 그러나 우리말 사전 어디에도 아리란 말이 물이라고 설명 한곳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물(水)의 순수한 우리말은 물일 뿐이다. 엉터리 국어를 우리 국민에게 소개한 것이다.

오늘날의 새만금 사업은 심재홍 전북지사 시절인 1985년 전북도안으로 최초 입안 되었고, 그후 홍석표 지사 시절인 1986년 11월 28일 학,연,산,관,언 으로 구성된 ‘전북발전협의회 실무회의’에서,‘부안군 변산면에서부터 시작하여 부안군 두리섬을 지나 신시도, 야미도, 비응도를 경유 군산까지 약 34km의 방조제와 4만2천ha의 서해안농공종합단지(새만금)를 건설하여 전북의 획기적 발전을 도모 하겠다’는 계획을 당시 민정당(강경식 정책조정실장)을 통하여 정부에 건의 한바 있다. 그때 두리섬(斗里島)은, 조선시대에는 부안군 행정구역에 속했고, 또 비안도가 바로 변산 앞 바다여서 기획을 담당 했든 전북도 기술직들의 생각에 설마 그곳이 부안 땅 이거니 했었는데, 나중에야 그곳이 부안군 행정구역이 아닌 옥구군 옥도면 소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일도 있었다. 그후 실시 설계과정에서는 두리섬을 경유치 않고 변산면 대항리에서 부터 무인도인 옥도면 가력도(可力島)를 거쳐 신시도까지 직행 하였고 면적도 4만1백ha로 줄어들어 오늘에 이르렀다.

사업을 두서없이 시행하다 보니 군산, 옥구, 김제, 부안의 행정 구역문제는 당시 뒷전 이었다. 그때도 시,군 간 행정구역 문제가 대두 되었으나, 이런 골치아픈 문제는 후임자들의 몫이라고 미루어 버렸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지도에서 보면 이미 부안군 해안선의 절반가량이 사라졌고, 방조제 일부구간은 비록 부안군 소속이나, 두리도, 비안도를 포함하여 방조제 코앞이 군산시 옥도면 행정구역이다. 그러다보니 부안군은 새만금사업으로 토지는 얻었으나 일부 갯벌과 바다는 잃어버린 셈이다.

김제시는 더욱 심하다. 아예 김제시 바다가 통째로 사라져 버렸다. 더욱이 방조제는 한치도 소유할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원래 도,시,군의 행정구역 설정은 산능선(山稜線)이나 강심(江心)을 따라 정해진다. 그런데, 고군산군도의 행정구역이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쓰이면서 전라남도와 충청남도를 오가며 갈팡질팡 하다가, 현재처럼 모항(母港)이 군산으로 인정되어 옥구 땅이 되었다. 아마도 군산이 옥구와 행정구역 합병으로 얻은 최대 수혜가 아닌가 생각 한다. 그래서, 군산시의 경계가 북으로는 충남 서천 앞바다 까지이고, 남으로는 부안군 변산 앞바다 까지가 된것이다.

사업 시행초기에 시군 간의 경계문제를 예견 하고 준비 했어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늦어 버린 감이있다. 얼마전 김제시 담당직원이, 내가 사업 초기에 쓴 시군 경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을 들고, 찿아와 하소연 하는 말을 듣고 보니 그 지역의 불만도 이해 할만 했다. 어떻든지 김제와 부안이 앞바다를 전부 또는 상당 부분 잃는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본다. 도,시,군이 잘 합의 하여 현명한 대안을 내 놓았으면 한다.

동시에 전북에서의 시군 간 행정구역 조정은, 장차 군.장국가공단 조성 후, 충남 서천과의 협상과정에도 선례가 될 전망이어서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 하려면 새만금사업은 과거와 같은 농지 확보 차원이 아닌 국토개발의 관점에서 볼때, 농수산식품부에서 국토해양부로 이관하여 조직적으로 새판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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