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욱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다문화가정과 '같이'의 가치
<최성욱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다문화가정과 '같이'의 가치
  • 이수경
  • 승인 2010.05.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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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국제결혼관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66%가 국제결혼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정부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있고, '러브 인 아시아'라는 모 방송사 프로그램 등이 국제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 오는 결혼이민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의 최근 출입국 관련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9년 결혼이민자는 12만5000여 명으로 2004년(5만7000여 명)에 비교해 약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취학을 하게 되는 다문화 가정의 학생수도 최근 크게 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다문화 가정의 학생수는 2005년 6,121명에서 2009년 2만4,745명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농어촌지역 다문화 가정의 학생수도 2009년 4월 현재 1만860명에 달해 웬만한 농어촌학교 교실에서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현재 한국 농어촌은 고령층 인구가 사망하는 시기에 새로운 젊은 인구가 전입되지 않는 한 지금과 같은 농업 중심의 농촌과는 다른 형태의 사회로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농어촌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은 우리나라는 물론 농업·농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농업인과 그들의 자녀가 ‘미래 잠재 농업인력’으로 부상해 농가인구를 안정화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이 농업·농촌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농촌은 물론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다문화가정 자녀들에 대한 ‘교육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적 측면에 대하여 몇가지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방과 후 특별교육을 확대 실시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언어소통 장애에서 오는 부적응현상과 정체성 혼란경험, 집단 따돌림 현상의 존재 등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치료하는 상담교사도 배치해야 한다.

둘째, 다문화가정 자녀 중 6세 이하의 영유아가 57.1%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동상담 등 외국 이주여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육아 지원 프로그램도 절실하다.

셋째, 다문화가정의 2중 국가 정체성 교육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부모에 대한 한국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하며, 한국어 방송 및 사이버 교육프로그램을 공급해야 한다. 게다가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각종 장학금 혜택의 부여도 필요하다 (한국행정학회 자료: 권명희,극동대 교수)

농협은 2007년부터 매년 150명 규모의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모국 방문을 위한 항공료와 체재비를 지원하고,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다문화여성대학을 전국 422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농촌 여성결혼이민자들의 한글 개명(改名)을 위한 비용과 절차를 지원하고 전국 449곳에 지역문화복지센터를 운영, 복지사업 사각지대인 농촌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학생과 학부모가 우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역량을 발휘하는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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