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춘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소탐대실 막아주는 주간 전조등켜기
<홍성춘 전라북도 건설교통국장>소탐대실 막아주는 주간 전조등켜기
  • 이보원
  • 승인 2010.05.1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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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 진(秦)나라 혜왕(惠王)이 촉(蜀)나라를 공격하기 위해 계략을 짰다. 혜왕은 욕심이 많은 촉후(蜀侯)를 이용해 지혜로 촉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래서 신하들로 하여금 소를 조각하게 해 그 속에 황금과 비단을 채워 넣고 “황금을 배설하는 소”라 칭한 후 촉후에 대한 우호의 예물을 보낸다고 소문을 퍼뜨렸다. 이 소문을 들은 촉후는 신하들의 간언을 듣지 않고 진나라 사신을 접견했다.



진의 사신이 올린 헌상품의 목록을 본 촉후는 눈이 어두워져 백성들을 징발하여 황금을 배설하는 소를 맞을 길을 만들었다. 혜왕은 황금을 배설하는 소와 함께 장병 수만 명을 촉나라로 보냈다. 촉후는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도성의 교외까지 몸소 나와서 이를 맞이했다. 그러다 갑자기 진나라 병사들은 숨겨 두었던 무기를 꺼내 촉을 공격하였고, 촉후는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로써 촉은 망하고 황금을 배설하는 소는 촉의 치욕의 상징으로 남았다. 작은 것을 아끼려다 큰 손실을 본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유래로 북제 유주(北齊劉晝)의 《신론(新論)》에 나오는 말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주간 전조등 켜기가 교통사고 발생률 감소 효과에 힘입어 캐나다, 유럽 등은 이미 의무화가 시행중이며,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2011년 2월부터 출고차량 주간 전조등켜기 의무화가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군용차량에 대해 주간 전조등 점등운행을 규정화하여 시행중에 있다. 2002년 9월 이후 88고속도로에서 주간전조등켜기를 시행한 결과 중앙선 침범 사고건수가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의 연구 분석 결과 등을 보면 주간 점등 운행시 교통사고 감소율은 약 19%에 달하고 이에 따른 비용편익은 약 4,24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주간 전조등켜기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 활성화에 대한 기대, 그리고 제도화 도입이 시급한 이유이다.



그런데 일각에서 주간 전조등을 켤 경우, 차량의 연료 소비가 많아져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배출되고, 전구나 배터리의 수명도 짧아진다는 등의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전기장치를 많이 사용하면 적게나마 차의 연료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전조등을 켠 상태에서 시속 60km로 50km의 거리를 주행할 때 연료소비량이 0.1ℓ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어 유류소모도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구수명은 대부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전구교체주기도 짧아져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그 비용은 차를 사용하는 기간동안 전체 비용을 감안하면 아주 적다.

또한, 자동차 엔진이 작동하고 있을 때에는 차량에 장착되어 있는 전기, 전자장치의 가동에 필요한 전력이 엔진에서 얼터네이터(Alternator)를 통하여 장치에 직접 공급되기 때문에 배터리가 빨리 방전된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에 불과하다.



따라서 미미한 연료소비와 전구교체비용 등으로 더 중요한 것을 잃는 소탐대실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 전라북도에서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주간전조등켜기 운동에 적극적인 동참으로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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