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꽃그림 전주 압화동아리
51. 꽃그림 전주 압화동아리
  • 김경섭
  • 승인 2010.05.12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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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눌려서 예술로 다시 피어난다
“액자와 액세서리 등 생활용품에 계절마다 피어나는 수백가지 꽃과 낙엽 등이 자연 그대로 담겨있는 것을 보니까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꽃그림(압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전주시 푸른안과 4층 문화전시실.

12일 전시실을 찾은 관람객들은 대형 액자와 문갑, 목걸이, 귀걸이 등 장식품과 가구 등에 담긴 각종 꽃을 본 후 자연의 아름다운 미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 10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꽃그림이 전하는 행복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전주 압화동아리(꽃그림·회장 전효숙) 회원들이 꽃 등을 활용해 정성어린 손길로 만든 300여점의 작품이 액자나 액세서리 등의 형태로 선보이고 있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전시실에서는액세서리류 150여점과 액자 50여점, 생활용품 100여점 등에 신비한 꽃의 예술이 더해진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실제 꽃의 예술이 더해진 작품은 미니 화장품대를 비롯해 휴지 케이스, 수저받침, 보석함, 약함, 귀걸이, 시계, 컵, 가구, 문구, 스탠드, 조상들이 곡물을 담아 사용했던 뒤주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등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아름다운 꽃공예 종합예술이다.

이 작품 가운데 지난 달 폐막한 전남 구례에서 열린 제 9회 대한민국 압화대전에서 풍경화 부문에서 특선을 차지한 이지연,송수정씨 작품과 가구 부문에서 특선을, 디자인 부문에서 장려상을 받은 안경애씨 작품도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작품 판매가격은 5천원부터 많게는 150만원에 이르는 등 판매 가격대는 다양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자녀와 함께 전시실을 찾은 박미숙(36)씨는 “압화 전시회라 해서 다소 생소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작품을 감상하고 보니 꿈 많던 학창시절에 책갈피에 꽃잎이나 은행잎, 단풍잎을 곱게 눌러 말리던 기억이 새롭다”며 “압화의 장점은 실생활에서도 널리 쓰이는 만큼 앞으로 시간을 내 압화를 배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주 압화동아리 회원들의 출품작품인 압화는 흔히 들판이나 산에서 서식하는 야생화의 꽃과 잎, 줄기 등을 채집하여 물리적인 방법이나 약품처리를 통해 인공적인 기술로 누르고 건조시킨 후 회화적인 느낌을 강조하여 구성한 것을 말한다. 이와 함께 꽃 뿐만 아니라 식물의 잎과 줄기, 야채, 버섯, 과일, 해초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자연풍경과 회화, 인물 등을 표현할 수 있다.

특히 프레스를 이용해 눌러만든 압화는 꽃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으로 꾸밀 수 있어 실용예술의 장르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전주 압화동아리 회원 12명 가운데 회장을 맡고 있는 전효숙씨와 회원인 전유미·오재남·김윤희·안경애·최현희·이지연·송수정씨 등 모두 8명이 10점에서 많게는 50여점까지 출품해 마련됐다. 판매 수익금 가운데 일부는 불우아동의 의료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제품 디자인과 용도도 다양해 꽃 포푸리에서부터 압화를 이용한 귀걸이, 목걸이, 브로치 등 각종 액세서리와 컵, 접시, 수저 받침 등 생필품, 압화 카드 등 수십 가지가 넘는다.

작품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꽃은 조팝과 당근 꽃, 냉이이며 야생화의 경우 할미꽃과 산자고, 무릇, 민들레 등이며 절화류는 꽃 양귀비와 아네모네, 버플륨, 장미 등이다.

작품속에 들어있는 각종 꽃들은 진짜 꽃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꽃의 모양이나 색깔이 선명하며 일부 꽃은 자연 그대로가 아닌 새와 나비 등 다양한 모양으로 선보이고 있어 꽃의 신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압화 작품 제작시 화색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건조와 보관, 밀봉 등이 가장 중요하다.

압화동아리는 이번 전시회장에 압화 예술에 대한 대중화를 위해 관람객을 대상으로 체험행사도 병행한다.

지난 2009년 1월에 압화의 저변확대 등을 목적으로 8명의 회원이 참여해 설립된 압화동아리는 1년 4개월여동안 회원이 4명이 늘어 현재 12명에 이르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압화작품 활동을 시작한지 6∼7년에 이르고 있어 도내지역에 압화문화를 확산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회원 직업은 전업주부와 직장인, 자영업 등다양하다.

전주평생학습센터에 자리를 튼 압화동아리는 매월 두차례 정기모임을 갖고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원 가운데 2∼3명은 매주 2∼3회에 걸쳐 방과후 수업과 CA활동 등 중학생을 대상으로 압화에 대한 강의와 한지문화축제 등 전주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에 참여해 압화작품인 부채와 양초의 판매 및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북장애인 복지관과 안골노인복지관 등지에서 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압화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압화동아리가 설립된 후 가장 큰 변화는 회원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해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는가 하면 기량을 인정받아 공공기관에 취업해 압화체험장 강사로 활동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동아리가 설립된 후 3개월만인 지난해 4월 열린 대한민국압화대전 공모전에서 회원 2명의 작품이 장려상을, 1명이 입선했으며 올해는 이대회에서 특선 2개 작품, 장려상 1개 작품으로 각각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또 창단 멤버인 전유미씨는 압화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달부터 대아수목원 체험교실 압화 강사로 취업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압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유미씨는 “압화작품에 사용되는 꽃 등 각종 재료는 1년동안 수집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회원들과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작품성을 높이는데 노력할 뿐만 아니라 압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전주 압화동아리 전효숙 회장

“압화(狎花·꽃그림)는 예술이면서 생활용품입니다”

전주 압화동아리 전효숙회장은 “압력을 주어 말린 꽃 등을 소재로 인위적으로 구성하고 창작활동을 더해 탄생시킨 압화 작품들은 그 자체가 예술일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람들의 추억을 담고 있는 식물체를 오랜 시간 간직할 수 있게 해주는 생활용품이다”고 압화에 대한 예찬론을 펼쳤다.

전 회장은 이어 “압화 작품을 통해 야생화의 꽃이름과 꽃말 등을 하나씩 알아가면서 우리 꽃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학습하고 있다”며 “압화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으며 주의력과 집중력, 인내력 등을 기를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전시회는 준비부족 등으로 걸음마 단계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전 회장은 “내년에 열리는 3회 전시회는 많은 관람객이 찾을 수 있도록 학생회관에서 개최하고 관람객들이 절로 감탄사가 나올 수 있도록 작품 내실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회장은 “그동안 생소하게 느껴졌던 압화는 옛날 조상들이 창호지에 대나무 잎이나 국화 잎, 단풍 잎 등을 넣어 문을 장식해 우리 생활과도 밀접하다”며 “압화는 자기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취미활동으로도 가능한 만큼 많은 시민들이 압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김경섭기자 k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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