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초빙교수> 스승의 날이 오면
<박영규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초빙교수> 스승의 날이 오면
  • 이방희
  • 승인 2010.05.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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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스승의 날이 오면 생각나는 게 있다. 내가 처음 제안하여 제정된 스승의 날이기 때문이다.

나는 유독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깊다. 어린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지금까지도 선생님들의 자애로움과 따뜻한 가르침과 지도가 없었다면 오늘의 내가 있을까를 생각하곤 한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한학기가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60년대 초까지는 3월 하순, 현재는 2월 하순) 봄방학이 주어지면 우리 할머니는 집에서 기른 닭 한 마리와 계란 한줄(10개)을 보자기에 싸들고 나를 앞세워 한 해 동안 나를 가르쳐주신 담임선생님 댁을 방문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한다는 인사를 꼭 드리곤 했었다(초등학교 6년 동안)

그리고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도 늘 선생님의 은혜, 고마움을 잊지 않도록 깨우쳐주시곤 하셨다. 나는 지금도 학교라곤 다녀보지도 않으신 우리 할머니가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마음으로 나를 깨우쳐 기르셨는지... 그래서 오늘의 내가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

나는 학창시절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과 은혜 안에서 성장했고 공부할 수 있었다.

나는 고교시절 우리학교 청소년 적십자(JRC : RCY)단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매월 각 급 학교 청소년적십자단장들이 모이는 쌍치회(운영위원회)가 있었다.

1964년 6월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청소년과장 양인기 님)에서 열린 쌍치회에서 “어버이날은 있는데 스승의 날은 없다.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스승의 날을 정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자”고 제안하였다. 나의 제안이 채택되어 그해 8월 남원 광한루에서 열렸던 각도(고교)대표들이 참석한 청소년적십자 총회에서 스승의 날 제안이 채택되어 “5월 셋째주를 스승의 날”로 기념하기로 결정하였다. 스승의 날 제안을 보고받은 당시 대한적십자사 총재이자 국무총리이셨던 최두선 총재께서 쾌히 승낙하시면서 “다만 우리들의 최고의 스승은 우리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이니 세종대왕 탄생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자고 하신 것이 매년 5월15일 세종대왕 탄생일이 스승의 날”로 정해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스승의 날과 관련 많은 설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5월 스승의 날이 돌아오면 늘 46년 전 그때가 생각나 새로이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며 감회에 젖곤 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스승에 대한 고마움이나 생각들이 많이 달라졌지만 성장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선생님의 가르침이야말로 더없이 소중한 삶의 지표임에는 변함이 없다.

요즘 선생님들의 과도한 교육현장의 이탈과 이념문제, 합리와 중용을 벗어난 교육으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학생들을 교편(敎鞭)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훈계하는 자식의 스승에게 부당하게 참견하여 황당케 하는 학부모들, 스승의 자애로운 사랑을 성추행 또는 성희롱이라는 이름으로 무안케 하는 도를 넘은 사회와 학부모의 과민, 일부 부패의 고리에 얽혀든 선생님 등 교육현장의 난해함이 곳곳에 있어 답답한 마음 금할 수가 없다.

간혹 선생님의 과도한 학생 체벌로 문제가 되고, 그에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 등도 있지만 대다수의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의 지극하신 사도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우스개 말로 초등학생은 학부모가 무섭고, 중고등학생은 학생들이 무서워 훈계의 채찍을 들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스승은 제자의 앞날에 가장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음을 늘 잊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선생이 되었다면 주어진 책무를 다하는 것이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의 책무일 것이다.

선생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감사하는 제자들, 선생님의 올바른 가르침과 늘 기억할 수 있는 자애롭고 따뜻한 아름다운 사랑의 교육현장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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