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항 전주시 건설교통국장> 새주소 체계는 편리함의 시작입니다
<송기항 전주시 건설교통국장> 새주소 체계는 편리함의 시작입니다
  • 김경섭
  • 승인 2010.05.0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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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568-1’은 어디를 뜻하는 주소일까? 여간해서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의 답은 바로 ‘전주시청’이다. 얼마 전 정부가 국민 2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지번(地番)방식의 옛 주소체계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한 번에 길을 찾을 수 있었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고 10명 중 7명은 ‘목적지를 찾아갈 때 2번 이상 전화를 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주소의 본래 기능과 상당히 동떨어져버린 기존 주소체계는 일제가 조세징수와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각 필지(筆地)에 번호를 부여한 지번에서 유래한 것으로 도시발전에 따라 변경요구가 꾸준히 대두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써왔다는 익숙함을 이유로 우리나라는 한 세기 가까이 지번체계를 사용했고 그로 인한 사회적 불편과 혼란은 더욱 가중돼 온 것이 사실이다. 지번 방식을 고수하던 일본도 1962년에 이미 주소제도를 개편해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지번 주소 사용국가로 남았고 이로 인한 국제통상 부문에서의 손해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사회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와 같은 기존 주소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21세기에 걸맞은 위치정보체계를 마련하고자 도입된 것이 바로 ‘새주소 사업’이다. 새주소는 현대사회의 실정에 맞게 도로에는 도로명을, 건물에는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됐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모든 도로의 진행방향을 서남에서 동북으로 진행하도록 시?종점을 설정하고, 8차로 이상일 경우에는 ‘대로’, 2~7차로는 ‘로’, 기타 도로는 ‘길’로 구분해 이에 따른 도로 명칭을 만들었고, 건물번호는 도로의 시작점으로부터 20미터 간격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를 부여해 누구나 쉽게 주소 예측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규칙을 적용해보면 전주시청의 새주소는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으로 변경돼 기존 주소보다 길 찾기가 훨씬 쉬워진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도로명칭을 선정하는 데 있어서도 지역적 특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아름다운 도로명을 개발·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새주소에 대한 시민들의 빠른 적응을 돕고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지번 방식에서 완전하게 벗어나 지역적 특성을 살린 주소 체계를 마련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장승배기, 꽃밭정’ 등 친숙한 지명과 ‘태조, 견훤, 권삼득’ 등 전주를 빛낸 인물들도 도로명으로 등장했다.

이와함께 ‘쪽구름, 가르내’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지명들도 새롭게 전주의 주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더불어 시민들에게 새주소 안내지도를 배포하고, 도로명의 유래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천년전주 도로명 이야기’를 책자로 제작해 일선 학교 및 단체에 배치해,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새주소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주소에 대한 반응은 우체부, 택배기사, 음식배달원 등 물류운송업에 종사하는 분들 사이에서 가장 먼저 나오고 있다.

올해 초 새주소로 전환될 당시에는 많은 분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며 사용을 기피하기도 했었지만 도입 100일이 지난 지금에는 새주소 체계 덕분에 길 찾기가 쉬워지고 배달시간도 절약돼 일하기도 편리하고 소비자의 만족도까지 높아지고 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새주소 사업은 시민생활에 최우선을 둔 ‘생활형 주소체계이자, 연간 4조 3000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절감 효과까지 가져오는 ‘경제형 주소체계’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또한 2012년부터는 현행 주소 사용이 전면 중지되고 모든 부문에서 새주소만을 사용하게 되므로 새주소체계에 대한 적응이 요구되고 있다. 편리한 생활과 풍요로운 경제를 약속하는 새주소 사업! 우리 시민들도 우리집 새주소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이용으로 전주시 새주소 사업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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