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 대한 小考
어린이날에 대한 小考
  • 김창환
  • 승인 2010.05.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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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지위향상을 위해 정해진 날이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맑고 바르며 슬기롭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린이 사랑정신을 함양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제정한 기념일이다.

3.1운동 이후 소파(小派) 방정환(方定煥)을 중심으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의식을 불어넣고자 하는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기 시작해 1923년 5월1일 색동회를 중심으로 방정환 외 8명이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기념행사를 치름으로써 비로소 어린이날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어린이날은 일제의 방해와 탄압으로 1927년부터는 5월 첫째 일요일에 행사를 진행하다가 이마저 1938년부터 중단되었다. 해방이 되자 다시 5월 첫 일요일에 어린이날 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1946년 5월 첫째 일요일이 5월 5일이었던 것이다. 이후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살리기 위해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였다. 1957년에 어린이 헌장을 선포하고, 1970년에 제정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 5037호)에 따라 정해진 법정공휴일에 1975년부터 어린이날이 추가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정부에서는 모범어린이, 낙도 오지 어린이, 소년소녀 가장, 시설 보호 어린이등을 초청해 위안하는 행사를 한다. 지방에서도 각급 행정기관과 유관 단체에서 주관하여 모범 어린이 및 유공자에 대한 시상식을 거행하고 체육대회, 연극공연, 기념잔치, 영화상영, 글짓기대회,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린다. 도서·벽지 및 시설 보호 아동, 소년 소녀 가장 등 소외 계층 어린이를 위한 행사도 개최한다. 전라북도교육청에서도 제88회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헌장 낭독, 모범어린이 표창, 장학증서 수여,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가정에서 부모들은 일종의 의무감으로 또는 자녀의 기를 살리기 위해 선물, 음식, 체험관광 등에 크게 신경을 쓴다. 어린이들은 이날만큼은 어느 때 보다도 일찍 일어나서 “오늘 뭐 해주실 거여요?”, “맛있는 음식은요?”, “어디 구경시켜 줄래요?”하고 당당하게 조른다.

부모들은 이날만은 어린이들의 비위를 맞추고 다른 아이들에게 기죽지 않도록 오락기, MP3, 휴대폰, 자전거 등 평소에 얻기 힘든 선물을 사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피자, 돈가스, 치킨, 햄버거 등을 먹을 수 있고, 동물원, 영화관, 놀이공원에서 마음껏 놀 수도 있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에게 원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부모에게는 부담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부모 자녀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하지만 어린이날은 일련의 가족행사를 통해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며 어른들에게는 어린이의 인권과 권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가정과 사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아정체감(自我正體感)을 불러일으키는 동기가 되고 주춧돌이 될 것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금전적 보상으로만 자녀를 즐겁게 하기보다는 하루 동안 체험활동을 함께하면서 그 동안 가족 간에 충분히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거나, 서점에 들러 좋은 책을 함께 고르는 등 어른들의 시선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하루의 행사로 지나치지 않고 우리 어린이들에게 주어진 환경이 바람직한 것인지를 다각적으로 바라보고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어린이날을 함께 해줄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을 돌아보는 배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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