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협정시(時)
세계협정시(時)
  • 김장천
  • 승인 2010.04.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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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학이야기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1분, 1초가 우리에게는 너무 소중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시간은 금이라는 말이 있지만 시간은 금이 아니라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생명이다.

항상 마음에 새기는 구절 중 하나는 ‘당신이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1분, 1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얼마 전, 발생한 칠레 지진으로 인해 하루가 1.26 마이크로초 짧아졌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한 과학자가 주장했다. 1마이크로초는 100만분의 1초다. 그런데 이렇게 미세한 시간의 변화로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의 기후변화까지도 초래한다고 한다. 그러면 1초는 어떻게 정의하는가? 국제도량형국은 1967년 세슘(Cs)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 걸리는 시간을 1초로 정의했다.

우리나라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9대의 원자시계로 표준시를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5대가 세슘원자시계다. 국제도량형국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300여대의 원자시계로부터 모은 시간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협정시(UTC·Universal Time Coordinated)를 만든다.

대한민국 표준시는 세계협정시와 정확히 9시간의 차이를 두고 50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이내로 일치한다. 시계는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가 매년 초정밀 시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NIST는 최근 알류미늄 원자를 이용해 37억년에 1초의 오차밖에 없는 원자시계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세슘은 동위원소(같은 원소이면서도 원자질량이 다른 원소)가 없고 원자구조가 간단한 매우 안정된 물질이어서 진동수가 일정하다. 세슘의 진동수를 기준으로 한 현재의 상용 세슘원자시계는 30만년 동안에 단 1초 정도밖에 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 힘을 쓴다.

실제로 우리나라 표준과학연구원에서도 10년 동안의 연구 끝에 최근 100% 순수한 우리 기술로 대한민국 표준시계 KRISS-1 개발에 성공했다. KRISS-1 은 원자시계로서 세슘을 이용한 원자시계의 결점을 보강하여 성능이 10배이상 향상된 시계이다. 이런 시계는 인터넷 금융, 전자 상거래, 전자경매, 이터넷 서버의 보안기능 강화, 인공위성을 이용한 정확한 위치정보, 네비게이션의 정확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도 활용될 것이며 속도를 가진 운동경기에 그 정확한 심판 등에도 이용될 것이다

1초를 이처럼 엄밀하게 정의하는 것은 순간이 엄청난 차이를 빚기 때문이다. 1초 차이로 하루가 지나가 보험금을 못 받았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육상경기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선 0.01초 단위에서 승부가 갈린다. 꿀벌은 1초 동안 날갯짓을 200번도 넘게 한다고 한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대부분의 사람이 길을 찾고 있다. 내비게이션으로 내가 있는 자리가 어딘지를 알 수 있는 이유가 시간차 때문이다. 여러 대의 인공위성이 동시에 보낸 신호가 도달하는 시간차를 계산해 내가 있는 위치를 파악한다. 전파는 빛의 속도로 일정하게 진행하므로 전파가 출발지점에서 도착지점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재면 그 사이의 거리를 알 수 있다. 만약 위성 시계가 1마이크로초만큼 틀리다면 위치는 300m가량 차이가 난다. 흔히들 생각하는 1초가 얼마나 위력을 갖는지 실감이 나는 대목이다. 이런 수의 세계는 이외에도 무궁 무진하다 아니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세 가지 금을 주셨다고 한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을 우리에게 주셨고. 둘째로는 어디에 두어도 영원히 변치 않는 황금을 주셨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지금이라는 시간을 주셨다고 한다. 지금이 중요하다. 지금 나는 세월을 아끼고 있는가? 지금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가? 시간은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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