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훈 (사)농협쌀연구포럼 대표> 재고쌀 시장격리 호소, 응답해 줄까
<나병훈 (사)농협쌀연구포럼 대표> 재고쌀 시장격리 호소, 응답해 줄까
  • 이보원
  • 승인 2010.04.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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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문제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산지쌀값은 ‘90년대 중반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폭락하고 있다. 소비. 유통시장에 쌀 공급량이 흘러넘치다보니 산지 농협등이 재고로 보유하고 있는 벼(조곡)값마저 출하처가 막혀 전년 동기보다도 20%이상 곤두박질쳐져 있다. 이러한 쌀값폭락의 원인은 산지측면에서 보면 6만톤이상의 ’08년산 구곡이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데다가 ‘09년도산 풍작에 따른 공급과잉과 정부의 의욕스런 전년도산 매입확대 추진에 따른 재고과다가 주범이며 소비지측면서 보면 하루 200g도 안 되는 쌀 소비량 감소폭의 확대와 도매상등 유통업체간의 출혈경쟁적인 할인행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농협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주요 요인에 의한 쌀값 폭락현상이 정부개입에 의한 시장격리조치로 금년 단경기( 7-8월) 이전인 4월-5월중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발생케 하여 농협의 존립 자체가 우려된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공시한바 있다. 특히, 이러한 재고 과잉현상이 지속 될 경우 금년 수확기엔 양곡창고의 수매여석마저 없어지고 손실과 재고부담을 우려한 농협등의 벼 자체매입물량이 대폭 축소 될 것이며 이로 인한 추곡매입가격의 큰 폭 하락으로 인한 농업인의 소득감소와 불만이 고조 될 것이라는 우려스런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농협에 따르면 미작 중심의 농도인 전북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전북농협의 경우 전년도 정부의 권유로 이전해보다 1만5천톤 늘려 37만5천톤을 자체 매입한 바 있는데 평균 매입가격은 4만6천 원 수준이었다. 지금의 시세는 4만1천 원에도 못 미치고 있어 포대당 5천 원 이상 손실이 이미 발생해 있는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60%가 훨씬 넘은 23만9천톤이 출하되지 못하고 재고로 창고에 묶여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는 시장 격리라는 최 단기처방 마저 불가할 경우 쌀값 하락과 재고 벼로 인한 손실 예상액만도 310억원 이상 예상되고 있어 농협경영의 존폐문제로까지 비화 될 것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모름지기 쌀 문제는 생산자 단체조직인 농협만이 해결 할 문제는 결코 아니다. 식량안보차원에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시장개입을 통한 가격지지가 필요한 국민의 주식이다. 또한 농협을 단순한 일반 도매유통업체로 보는 시각에 편중된 채 대부분의 재고를 농협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쌀 재고처리 문제를 농협의 문제이자 농협을 위한 대책으로만 보려는 일부 의식 없는 정치적 편견은 현재의 쌀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말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따라서 우선 당장 필요 한 것은 정부주도의 공급과잉물량 20만톤 이상 조기 시장격리 추진이다. 지금 우리가 쌀값문제를 주시하고 있듯이 경험적으로 가격지지를 위한 시장격리가 전년도산처럼 추곡수매이후에 이루어진다면 무용지물이다. 최소한 단경기(7-8월)이전인 금년 5월말 이전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수확기에 즈음하여 발표할 경우 결과적으로 농협등의 높은 매입가 부담으로 올해와 같은 쌀값 불안정이 재발 될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기적인 처방으로 우선 발등에 떨어진 쌀 문제를 해결한 후 근본적으로 풀어 갈 수 있는 쌀 생산조정제, 미작 복합경영 작부체계 도입, 쌀 소득보전 직불대책, 쌀 소비촉진 대책 등을 마련해도 늦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시장격리만이라도 해 달라는 호소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과연 쌀 문제 해결을 위한 애절한 국민적 호소에 정부가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응답 해 줄지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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