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1호 메시의 발을 묶어라
경계1호 메시의 발을 묶어라
  • 신중식
  • 승인 2010.04.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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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아르헨티나 간판 공격수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막기 위한 고민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란 카드가 있지만 섣불리 쓸 수 없다. 박지성을 대신할 측면 미드필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20일 ‘코카콜라 2010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에 참석해 “아르헨티나는 메시 뿐 아니라 좋은 선수가 많다”면서 “어느 한 선수를 막는 것은 힘든 일이다. 마음속으로는 어느 정도 복안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에 올라있는 아르헨티나는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미드필더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에스투디안테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리버풀) 등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가장 무서운 선수는 메시…대안은 박지성

하지만 허 감독의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선수는 바로 메시다. 올 시즌 메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경기에서 27골, 챔피언스리그 9경기에서 8골, 스페인컵 3경기에서 1골을 넣는 등 무려 36골을 기록 중이다. 해트트릭도 네 번이나 기록하는 등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메시를 가장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전담수비다. 협력수비만으로는 막기가 사실상 힘들다. 포지션에 구애를 받지 않는 메시이기에 전담수비에다가 협력수비까지 더해져야 한다.

그리고 박지성이 가장 근접한 답안이다. 박지성은 AC밀란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안드레아 피를로를 완벽 봉쇄하며 ‘센트럴 파크(Central Park)’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또 2007-2008시즌에는 메시를 막아본 경험도 있다.

▲박지성 포지션 변경…그 공백은 누가?

하지만 박지성의 포지션 변경에는 문제가 있다. 박지성이 중앙 미드필더, 또는 메시의 전담 마크로 나설 경우엔 왼쪽 측면에 구멍이 생긴다. 허 감독도 “박지성은 어느 포지션에서나 염려하지 않지만 대체할 왼쪽 자원이 없다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아시아예선과 평가전을 통해 박지성을 몇 차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효과를 봤다. 하지만 당시 박지성을 대체했던 염기훈(수원), 설기현(포항)은 사실상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허 감독도 “염기훈과 설기현은 종합적으로 판단해 썩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허 감독은 “어쩔 수 없을 경우 이청용(볼턴)을 왼쪽 측면으로 돌리겠다”는 복안을 던졌다. 이청용의 대안으로는 올해 평가전에서 눈에 띄게 성장한 김재성(포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매치 5경기 출전이 고작인 김재성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제 월드컵까지는 51일이 남았다. “유쾌한 도전을 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허정무 감독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으로 가는 퍼즐을 어떻게 맞출지, 또 그 핵심이 될 수도 있는 메시를 막을 비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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