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예산만 줄여도 무상급식가능하다
선심성 예산만 줄여도 무상급식가능하다
  • 김남규
  • 승인 2010.04.21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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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이 어떻게 가능 할까를 고민 하면서 자료 조사를 하게 되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예산 안에서 어느 정도 무상급식을 가능 하게 할 수 있는 지 가늠 해 보기위해서다. 특히 선거 이후 교육감 후보들이 무상급식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특별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학생들 교육과 직접 관련된 예산을 무상급식 예산으로 돌려 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들려왔다. 현재 농산어촌 학생과 저소득층 학생에게 지원되고 있는 무상급식 현황을 조사하고, 추가로 필요한 예산을 파악해 보면서 조금 줄이고 아끼면 되는 예산을 찾아보았다. 결론은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낭비성, 선심성 예산만 줄여도 내년에 초등학교 무상 급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조사 과정에서 얻은 자료 중 발표하지 않은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업무추진비를 살펴보고자 한다.

자치단체 업무추진비는 얼마나 될까? 거의 10년 만에 자치단체의 업무추진비를 살펴보았다. 10년 전 도지사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밝히기 위해 1만 2천장에 달하는 자료를 손으로 베끼고 분석을 한 뒤 오랜만의 일이다. 인터넷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돌아온 답변은 좀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다.

2009년과 2010년 도지사의 업무추진비 예산은 3억4백만원과 2억5천4백만원이었다. 과거 도지사의 업무추진비가 최소 6~7억 이상이었던 것에 비하면 정말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정말 많이 줄었을까?’라는 생각에 세입 세출 예산서를 놓고 업무추진비 항목을 일일이 살펴보았다. 그리고 답을 얻었다. 명목상의 업무추진비는 줄었으나 부서에 배정해놓은 사업추진 업무추진비는 줄지 않았다는 게 결론이다. 전라북도 예산서에 나타난 5천만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살펴보니 ‘국가예산확보 업무추진비’ 5천4백만원, ‘현안사업 추진을 위한 유관기관과 업무협의 등의 업무추진비’가 1억원 등 도지사가 직·간접으로 사용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업무추진비는 최소 6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청 실?국 전체로는 24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같은 방법으로 전주시를 조사한 결과 전주시 실·국 전체 업무추진비는 9억6천만원이었다.

2010년 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 예산을 살펴보니, 시 지역 자치단체 중 익산시가 2억9천9백만원으로 가장 높고, 전주시가 2억8천3백만원 순이었으며, 남원시가 가장 낮은 1억6천1백만원으로 나타났다. 군 지역 자치단체는 완주군이 2억2천6백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장수군이 9천6백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단체장의 업무추진비를 주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해 본 결과 도지사가 134원, 정읍시가 2,008원, 순창군이 9,385원으로 나타났다. 전라북도 전체로 보면 2010년 도내 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총 예산은 약 80억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단체장의 업무추진비 총합계금액은 13억으로 단체장과 합하면 총 93억 정도로 파악되었다.

한발 더 나아가 도교육청 및 시·군 교육청의 업무추진비도 조사해 보았다. 2010년 교육감 업무추진비 예산은 1억3천만원이며, 시·군 교육장 업무추진비까지 모두 합하면 총 5억7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도 예상보다 작은 금액이었다.

다시 교육청 예산서를 놓고 일일이 살펴보았다. 그리고 놀랐다. 각 종 사업과 부서에 책정된 업무추진비가 1천 건이 넘었다. 합산 결과 22억 5천만원 가량이었다. 급여 성격의 정원가산 업무추진비와 경비 성격의 부서운영업무추진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부분 산출 근거를 (2만원×회의인원수×회의 개최수)로 작성해 놓았다. 회의 할 때 마다 2만원의 식비를 계산해 놓은 것이다. 최대 2만원으로 책정 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의 식대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 놓은 것이다. 그럴 수 있나? 자신의 돈이라면 매번 1인당 2만원의 식사를 할 수 있을까? 교육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예산을 세울 때 자신들과 관련된 것은 아낄 생각이 없는 것이다. 자치단체와 교육청의 예산 중 어디 업무추진비 뿐일까? 어른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반만 아껴도 초등학생 무상급식을 당장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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