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NIE> 수학이야기
<중등­NIE> 수학이야기
  • 김장천
  • 승인 2010.04.15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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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란 학문은 개인의 천재성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아이디어와 생각이 사회의 묵시적인 승인이 있어야 반영되고 수학의 그 내용에 있어서 전개형식은 인문주의적이지만 그 응용에 있어서는 과학기술적이라 할 수 있다.’ 이 말은 필립 데이비스와 루우벤 허쉬라는 수학자들이 집필한 ‘수학적 경험’이라는 1983년도 미국의 도서 상을 받고 미국 수학월간지가 극찬한 책에서 나온 말이다. 매월 좋은 서평을 게재하고 있는 미국 수학 월간지인 American Mathematical Monthly 에서는 이 책을 ‘진정한 보석, 현대인의 명작’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 학자들의 주장대로, 실제로 수학의 창조자들이 느끼는 기쁨과 자신감은 이 세상 어느 것에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이고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수학은 때때로 문학과 같은 부류로 취급하기도 한다. 실제로, 수학과 문학은 많은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사실 수학자들 중에는 문학에 뛰어난 소질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저 유명한 명상록이라고 명명된 팡세를 쓴 수학자 파스칼이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러셀이 수학자인줄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 유명한 불변론을 만든 실버스터, 이항정리를 만든 파스칼, 집합론의 역리를 만든 러셀 외에도 수많은 수학자들 중에는 철학자의 이름과 문학자의 명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나라의 옛날 선비들은 관료가 되기 위한 과거제도에는 시가 필수였고, 각종 생활 현장, 심지어 술좌석에서도 시를 즐겼다. 특히, 당시의 기생들은 모두 여류 시인들이었다. 시문학은 문학 가운데서도 가장 창의적인 두뇌를 요구하는 것이다. 모든 생각을 압축하고, 섬세한 감정을 짧은 글속에 용해시켜 넣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춘향가에 나오는 시 한수로 탐관오리를 꾸짖는 이몽룡 도령의 시는 유명하다 못해 통쾌하기까지 한다. 또한 방랑시인 김삿갓과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 선달과 같은 사람들의 시와 아이디어는 우리 민족의 영원한 해학으로 기록될 것이다. 김삿갓의 시중에는 구름을 소재로 쓴 시의 발상은 칸토어의 무한론의 발상과 일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재치와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

그의 시 ‘일봉 이봉 삼사봉 오봉 육봉 칠팔봉, 수아편작 천만봉, 구만장천 조시봉’이라는 구름에 관한 시는 한조각의 구름이 무한의 구름이 됨을 노래하고 있다. 실제로 구름이란 미세한 물방울들이 무한이 많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미래의 시대는 복제해서는 살 수 없는 시대라고 한다. 이제는 남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만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국가창의재단도 만들었고, 또 국가수리과학 연구소도 만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만 험난한 이 시대를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정치가들이나 심지어 조그만 구멍가게를 운영할지라도 기발한 역발상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무한이란 도구를 가지고 사람들의 두뇌를 훈련시키는 방안을 연구한 것이 이른바 미분 적분학이다. 많은 학생들이 묻기를 왜 그런 공부를 해서 어디에 사용할까를 묻는다. 요즘같이 편리한 기계들과 계산기들이 많이 있는 세상에서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뜻일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지당한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사람의 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고논리가 들어 있는 두뇌의 움직임이 화학 변화를 통해서 전달된다는 아이러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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