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숫자놀음
마법같은 숫자놀음
  • 권동원
  • 승인 2010.04.12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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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민주당 경선에서는 주민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정확성을 담보로 본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다. 한치 오차 없이 진행된 여론조사에 대해 조작 또는 불공정 경선이라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또 특정후보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 기간 동안 하루종일 전화기 옆에 대기하거나 휴대전화를 착신한다.

선거현장에서 특정후보를 위한 능동적인 참여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집단적, 조직적인 착신은 선거 전략에 머물지 않고 여론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여론조사는 500명을 표본으로 삼는다면 응답자 500명을 모두 채울 때까지 조사한다.

요즘 여론조사 응답률이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즉 전화 100번을 걸면 10명이 여론조사에 응한다는 것이다. 부재중이거나 거절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1%가 10%로 바뀌는 마법 같은 숫자놀음이 시작된다. 전제 전화대수의 1%를 착신할 때 여론조사는 1%가 아닌 10%를 앞서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응답률 10%는 전화기 100대 중 10명이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경우다.

전화 착신 1%는 100명에 확실한 1명이 끼어있게 되고 응답자 중에서는 10명 중 1명이 된다. 결국, 그 1%는 여론조사 결과 10%에 해당하며, 특정후보가 10%를 앞서고 시작하는 셈이다. 동부산악권 진안, 무주, 장수군에 등록된 일반전화는 각각 8천대 가량으로, 80대 착신은 1%에 해당된다.

손쉬운 방법, 엄청난 결과 아닌가.

만일 3%가 휴대전화를 착신한 경우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오게 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치열한 선거전에서 이러한 유혹에 자유로울 수 있는 후보가 있을까. 6.2지방선거는 향후 4년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중요한 선거다. 호남지방을 대표하는 민주당이 공천자를 결정하는 과정이 엉성하다는 느낌이다.

민주당의 엉터리 경선으로 유권자는 물론 후보자들까지도 당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에 있다. 그와 더불어 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여론조사가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 쉽게 왜곡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진안=권동원기자 kwo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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