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익 금호생명 사장
최종익 금호생명 사장
  • 강성주
  • 승인 2010.03.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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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 유치가 전북금융권 발전 포인트"
근면과 끈기로 자신의 능력을 집중 개발해 금융업계의 수장에 오른 정읍 출신 최종익(56)금호생명 사장. 최 사장은 33년 동안 산업은행에 몸 담으면서 지방대학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부행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최 사장을 만나 보험회사 최고 전문경영인(CEO)의 자리에 오른 금융인으로서의 경영방침과 금융산업 전망, 인생역정에 대해 대해 들어봤다.



-금융서비스업인 보험회사의 최고 CEO가 되신 소감부터 한 말씀해주시지요.

▲제가 33년간 산업은행에서 근무하다가 보험업계 CEO로 왔는데, 금융업계 기반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객 자산을 위탁받아 잘 관리하고, 이익을 돌려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에서 과거 산업은행이 한국 경제발전과 더불어 시장 안전판 역할을 해왔는데, 금호생명도 산업은행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잘 활용해 가장 안전하고 미래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보험회사로 재도약시키려고 합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계열사로 새롭게 거듭 나려고 합니다.

-금호그룹의 경영난으로 인해 금호생명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요.

▲금융이란 크게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이 있는데, 보험은 독특한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증권 영업은 대체로 직원들이 고객을 찾아 가거나 연락을 하는 반면 보험은 전통적으로 보험설계사가 고객을 찾아가는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발로 뛰면서 상품을 판매하는 영업 특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험을 인지(人紙) 산업이라고도 합니다. 때문에 보험설계사들의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 설득 접근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반정도 금호생명이 기업 인수·합병(MNA) 시장에 나왔다는 소문이 나돌아 고객과 설계사, 외부 조직 등이 다소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 부분을 빨리 회복시키고 치고 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산업은행 계열사로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역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지요.

▲보험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저는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난 5일 취임한 이후 경인본부와 부산·대구지역 본부, 광주·대전·전주 본부를 각각 방문해 직원들과 보험설계사들에게 영업력 변화 내용을 설명·격려하면서 사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마음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사기진작시키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쏟을 것입니다.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는 회사명을 KDB생명으로 변경하고, 2012년에는 상장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충족시키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우량 보험회사로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산업은행 등 대주주로부터 추가 자본도 확충할 것입니다. 금호생명 내부적으로는 중소보험회사이다보니까 갖추지 못한 시스템들이 있습니다. 부족한 시스템 보완에도 나설 것입니다. 그룹 중심의 운영체제도 고객과 주주 중심 운영체제로 전환하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이익 기반을 갖춰 고객들에게 많은 수혜를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금호생명은 지역연고로 인해 호남에서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광주·전남, 전북지역을 전략적으로 중시하고 영업해 나갈 것입니다.

- 지방대학 출신으로서 최고 CEO 자리에 오르기까지 여정이 순탄치 않았을텐데요?

▲ 지난 1977년도 산업은행에 입행했는데, 은행에서 해외 학술연수 기회를 제공해 준 덕분에 미국 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습니다. 은행 본점에서도 30여년 동안 기업구조실장, 공공투자본부장, 투자금융본부장 등 특수금융업무를 많이한 경험을 인정받고 어려운 업무를 잘 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자기 스스로 역량을 계발하고, 전문지식을 남보다 열심히 쌓으면 지역과 학력 차별은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력과 여유있는 대인 관계 등 여러 가지 자기 계발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직 상하 관계도 잘 이끌어 가는 리더십도 길러야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국경제도 한때 출렁이는 등 또한차례 경제위기가 닥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우리를 강타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개인적으로 경제를 전망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지만, 금년에는 GDP가 5% 이상 성장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관련 부동산 경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다행히 IT, 전자, 항공 수요, 자동차 산업이 상당히 좋아 보이고 해운·조선 부문도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볼 때 금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보험도 소득이 늘어야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금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기대합니다. 금호생명도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제 바닥에서 상승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출구전략을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언제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까?

▲ 출구전략은 대단히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만이 아닌 세계 금융시장을 잘 봐가면서 시행 시기를 판단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하반기에는 초기 단계 출구전략을 구사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국내 경제가 상승곡선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구조 조정, 시장금리 상향 조정 등을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해운·조선이 조금씩 수주가 늘고 있고, 건설 부문과 항공 수요 등 주력 산업도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출구전략을 잘못 쓰면 이를 꺽어버릴 수 있습니다. 살릴 수 있는데까지 최대한 살려놓고 써야 합니다. 정부 당국이 이에 대해 고심하고 있으니까 잘 하리라고 봅니다.

- 금융 전문가로서 평소 소신과 철학이 있다면?

▲금융 종사자는 기본적으로 타인의 돈을 잘 관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좋아합니다. 금융업은 투기가 아닙니다. 제도권 은행 등은 절대로 높은 수익률을 쫓아가면 안됩니다. 남의 자산은 안정된 수익으로 관리하는 게 기본입니다. 너무 많은 수익을 올리려다가 더 큰 손해를 보게 됩니다. 전일상호신용저축은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너무 높은 수익을 좇다보니 고객 자산이 모두 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안정자산과 위험자산을 잘 구분해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금융에서는 수익 내려다 보면 직원 사고가 쉽게 발생합니다. 남의 돈을 쉽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더구나 보험은 10∼20년씩 장기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관리·운영해야 합니다. 금융업 경영자는 고객들이 평생 모은 돈을 손실보지 않도록 잘 운영해야 합니다.

- 영세한 전북금융업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요.

▲ 금융은 산업과 더불어 발전합니다. 우량기업이 얼마나 많이 전북에 유치되느냐에 따라 지역금융업의 활성화 여부도 결정됩니다. 따라서 기업 부문의 경우 도 차원에서 기업 유치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군산 현대중공업과 같은 굵직한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게 되면 협력업체들도 많이 따라오게 됩니다. 울산·포항이 그렇게 해서 금융업이 발전했습니다. 새만금도 관건입니다. 변산반도도 관광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출향 도민으로서 산업은행을 거쳐 금호생명 대표이사가 됐는데,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호남에 뿌리를 둔 저희 회사를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도 전북에 필요한 부분은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어떤 식으로 지원할지는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 판단하겠습니다. 고향 후배들과도 가능한 대화 기회를 많이 가질 생각입니다. 건강하십시요.

서울=강성주기자 sjkang@



○···최익종 사장 주요 약력

▲정읍 출생(1955년)

▲전주영생고교 졸업(1973년)

▲전북대 경영학과 졸업(1977년)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1992년)

▲한국산업은행 입행(1977년)

▲대우그룹 전담팀장(1999년)

▲현대그룹 전담팀장(2002년)

▲LG카드 경영지원단장(2004년1월)

▲싱가폴지점장(2004년7월)

▲기업구조조정실장(2007년)

▲투자금융본부장·부행장(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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