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앵카레 추측
푸앵카레 추측
  • 김장천
  • 승인 2010.03.25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20일에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인 그레고리 페렐만이 미국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주는 상금 100만 달러의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수학계의 7대 난제중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을 풀어낸 러시아의 수학자인 그레고리 페렐만이 이번엔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으러 나타날까? 모두가 궁금해 하는 일이다. 이 상금은 지난 2000년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수학계의 7대 난제를 풀어낸 사람에게 주기로 한 700만 달러 중의 일부인 것이다. 페렐만이 이 상금의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7년 가까이 세상의 주목을 피해 사는 그가 이 상금을 받으러 공식 석상에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임스 칼슨 클레이 수학연구소장은 페렐만이 적절한 시기에 참석 여부를 알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상자로 선정되고 일주일도 되기 전에 페럴만은 상금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푸앵카레 추측이란, 1904년 프랑스의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가 제기한 위상 기하학 문제로, 기본적으로 3차원에서 두 물체가 특정 성질을 공유하면 두 물체는 같은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추측을 풀기 위해 100여 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가 매달렸으나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2003년 당시로서는 무명의 수학자였던 그레고리 페렐만이 ‘Riccci flow with surgery on three manifolds’라는 3페이지짜리 간단한 논문으로 푸앵카레 추측을 푸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서방 수학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많은 수학자가 연구팀을 조직해 꼬박 3년에 걸쳐 페렐만의 풀이법을 검증한 결과 페렐만이 옳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당시 연구팀은 페렐만이 3쪽으로 정리한 풀이법을 검증하기 위해 수 백 쪽이 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페렐만은 풀이법을 인터넷에 올려둔 채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국제수학자연맹(IMU)은 부랴부랴 2006년 페렐만을 수학 분야의 노벨상 격인 필즈상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페렐만은 수상을 거부했다. 페렐만은 당시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언론의 주목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며 좋아서 수학을 연구했을 뿐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페렐만은 구소련 출신 수학자로 원래 다양한 군사 목적에 필요한 수학 연구를 수행했다. 소련이 붕괴하고 나서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미국으로 건너가 연구 활동을 했다. 그러나 실적을 강조하는 미국 학계의 분위기에 실망을 느끼고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공식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은둔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현재 실직 상태인데다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앵카레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Poincare Conjecture : Every simply connected closed three-manifold is homeomorphic to the three-sphere.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면, '임의의 고리를 만들어서 그 고리의 크기를 점점 작게 만들었을 경우에 한 점으로 줄어들 수 있는 크기가 유한한 도형은 구(sphere)다.' 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공을 하나 가져오고 실로 작은 고리를 만들어 공위에 놓아보자. 그리고 그 실을 작게 줄어들게 한다. 결국 공위의 어디에 실로 만든 고리를 놓더라도 결국 점으로 수렴해 버린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공이 아니라 도넛이라면 도넛의 고리에 묶여진 실은 점으로 수렴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이다.

푸앵카레의 가설은 오직 구(sphere)만이 실을 한 점으로 수렴하게 만들어 주는 유일한 위상학적 도형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가설은 임의의 차원으로 확장시킬 수 있다.

5차원 이상인 경우에 위 가설이 옳다는 것을 증명한 공로로 스테판 스마일이 1960년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 메달을 받았고, 1983년에는 이 가설이 4차원일 경우에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인 공로로 마이클 프레드만 이 필즈 메달을 받았다. 1차원과 2차원의 경우에는 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들도 쉽게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푸앵카레의 원래 가설인 3차원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으나 이제 페렐만에 의해 풀린 셈이다.

문제는 이 가설이 100만 달러의 크레이 재단의 상금이 걸려있고, 2006년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수학회(ICM)에서 필즈메달을 받게 된 페렐만이 경이적인 업적을 만들어 내고도 필즈상을 포기하고 은둔해버린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페렐만은 그가 16세, 당시 피터스버그의 고등학교 재학시절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하여 만점을 받아 금메달을 받는 것으로 처음 수학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명예나 물질적인 풍요에 대해 대단히 무관심하여 심지어는 수년전 유럽 수학회에서 수여하는 젊은 수학자 상을 거부했을 정도라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