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성 전북도 농업기술원 생명농업과장> 근본적인 쌀 수급 대책 마련해야
<정종성 전북도 농업기술원 생명농업과장> 근본적인 쌀 수급 대책 마련해야
  • 이보원
  • 승인 2010.03.25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초 남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여러번의 초대형 지진으로 전세계는 ‘병목현상 인플레이션(Bottle-neck Inflation, 생산요소의 일부가 부족으로 인해 생산속도가 수요의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물가상승 현상)’이 혹여 세계농업시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우리나라는 내수 중심으로 인한 쌀 풍작과 대북지원 중단, MMA 쌀 수입 물량 증가, 국민들의 쌀 소비량 감소 등으로 유발된 수요보다 더 큰 공급의 불균형으로 심각한 쌀값 하락을 초래해 국제적 동향과는 정반대의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쌀 수급 상황을 교통 흐름에 비유한다면 공급과잉으로 인한 지체로 인한 ‘병목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지체 상태를 보이는 교통상황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질서를 준수하고 운행하면 빠른 시간 내에 교통 흐름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운전자가 남보다 빨리 가기 위해 갓길이나 중앙선을 침범하여 차량을 운전한다면 더욱 상황을 악화시켜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대부분 우리 농업인들은 무척이나 양심적이며, 우수한 안전운전자들이다. 그렇기에 벼 재배면적은 2000년 이후 매년 약 1.7%가 감소하였음에도, 작년 10a당 534㎏의 쌀을 수확한 사상최대의 풍년에 연이은 쌀값하락을 기록하였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욱더 절박하다.

이에 정부는 교통(쌀값)체계 완화를 위해 공공비축 이외에도 34만톤의 쌀을 추가로 매입하여 시장에서 격리시키고, 쌀 가공식품 개발과 학교급식 지원, 수출지원 방안 등의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해결될 과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비용이 들더라도 쌀 생산량을 줄이는 생산조정과 휴경 등 쌀 이외의 수입곡물의 대체작목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가장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쌀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쌀 소비자인 도시민은 우리쌀을 애용하여 ‘밥 잘 챙겨먹기’로 자신의 건강과 속속 개발되고 있는 쌀 가공식품으로 부식으로 삼고, 선행의 증표로 쌀을 전달하는 등 일환으로 심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할 때, 현재 어려움에 처한 쌀 농가도 살리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도 챙기는 것이 지금의 세계농업시장과 같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위기에도 대비하는 첩경임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운전자인 농업인은 도시민이 선호하는 고품질 쌀을 RPC와 쌀가공업체와 연계하여 생산·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쌀가공의 재료영역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농촌지도기관은 운전자와 보행(소비)자 모두 질서를 준수하여 교통체증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정책과 결단, 조화로운 집행으로 쌀소비 권장과 쌀가공산업에 대한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의 중·장기적인 농업육성 정책과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협조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실정이다.

다행히도 고품질 쌀을 생산한 농업인과 우리쌀을 애용하는 국민들의 노력으로 작년 전북은 전국의 브랜드 쌀 평가에서 우수브랜드 쌀 12개 중 4개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올해 또한, 전북 쌀이 최우수 브랜드와 다수의 우수 브랜드로 선정되어 도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쌀이 되길 기원해 본다.

아름답고도 무서운 ‘풍년기근’이라는 작년에도 이러한 우수한 성과를 올린 전라북도 농업인과 도민의 우리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국적으로 전해졌음을 위안으로 삼으며, 올 한해에도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으로 듬뿍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쌀 생산과 판매에 힘써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