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 군산여상교사/문학평론가> 시급한 교원의 글쓰기 연수 의무화
<장세진 군산여상교사/문학평론가> 시급한 교원의 글쓰기 연수 의무화
  • 이수경
  • 승인 2010.03.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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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2010.2.19)에 따르면 ‘초중고 교사 국어실력이 65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 국어교육과 윤여탁교수팀이 지난 해 8월 국립국어원의 의뢰를 받아 전국 초·중·고 교사 2013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맞춤법, 단어, 문장, 텍스트 4개분야 총 20문항) 결과이다.

실제로 교장ㆍ교감은 물론 평교사들로부터 “글쓰기에는 워낙 재주가 없어서….”라는 말을 수시로 듣곤 한다. 그 말은 유감스럽게도 겸사가 아니다. 열에 아홉은 진짜로 글을 못쓰는 것이다. 한두 번 첨삭으로 꼴이 갖추어지는건 그나마 다행이고, 아예 통째 바꿔 써야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인터넷시대의 글쓰기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에 힘입어 어찌어찌 컴퓨터를 배워 홈페이지, 메신저 등에 글을 올리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것이 거의 모두 ‘인터넷식’이다. 글쓰기의 기본기가 갖춰진 글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기 때문이다.

네이스나 에듀파인처럼 인터넷 사용이 교원 근무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처럼 글쓰기 역시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려는 사람만이 배우고 지녀야 할 특기가 아니다. 또 소질이나 재주 따위로 치부해버리며 부담없이 넘어갈 문제도 아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의견을 정확하게 표현·전달하는 수단이다. 특히 교원의 경우 교장 등 관리자는 말할 것도 없고 전공을 불문한 교사 모두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필수과목이다.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학생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아예 학생들은 글쓰기라면 차라리 죽을 맛이라는 반응들이다. 고교 3년을 멀쩡히 수학하고 졸업까지 했는데, 논리적인 글은커녕 편지 한 장 제대로 쓰지 못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부인할 수 없는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그 근저에 입시지옥이라는 주범이 따로 있음을 모르지 않지만, 교원의 글쓰기는 어느 정도 진척을 볼 수도 있다. 컴퓨터 보급과 더불어 의무적으로 실시했던 연수처럼 글쓰기도 모든 교원들을 대상으로 그렇게 하면 가능한 일이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교장이나 교감자격 연수시 리포트 제출 등 소정의 과정을 이수했을텐데도 왜 글쓰기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교원임용고사에서부터 글쓰기 과목을 넣는 것도 생각해봄직하다. 전공이나 초·중등을 불문하고 글쓰기가 교사임용의 필수조건이 된다면 지금처럼 글 못쓰는 교원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각종 연수에 글쓰기가 ‘교양필수’ 과목으로 들어가길 기대한다. 특히 교감·교장자격연수, 전문직(장학사·연구사)시험이나 교육장 공개전형에는 반드시 글쓰기 과목을 넣을 필요가 있다.

물론 이때의 글쓰기는 작가 같은 전문적 소양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철자법이라든가 문단나누기 같은 원고지 사용법, 문장의 호응 등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글쓰기가 되어 있는지 측정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글쓰기는 작가가 되려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나 특기가 아니다. 저절로 타고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글쓰기 역시 이론적 공부와 함께 부지런히 익히고 또 익히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늦었지만, 시급한 교원의 글쓰기 연수 의무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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