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고구려대학 외래교수> 엘리트 교육의 세계화
<이종욱 고구려대학 외래교수> 엘리트 교육의 세계화
  • 이수경
  • 승인 2010.03.11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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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교육의 세계화다. 골드만 삭스가 왜 한국의 특목고 출신을 환영하여 채용하는지를 정부는 알아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러워하며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국의 엘리트 교육을 칭송하는데 우리는 “입시 병폐”라고 폄하하며 엘리트 교육을 붕괴시켜 가고 있다.

골드만 삭스가 어떤 회사인가. 자기 자본만 77조 7000억원이 넘는다. 국내 60여개 증권사가 자기 자본을 모두 합친것 보다 2배 이상이 많은 “공룡급 투자은행”이다.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60만 달러(약 7억원)에 달한다. 학력과 상관없이 실적으로 출세가 좌우되는 곳으로 유명한 회사가 골드만 삭스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왔다고 해도 실적이 별 볼일 없다면 가차 없이 해고하는 회사다. 그런 회사가 채용기준의 주된 요건중 하나로 학력을 본다는 얘기다. 대학이 아니라 고등학교, 그것도 한국의 특정고교 인맥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세계금융위기를 부른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전 세계 금융계에서는 대량 해고가 속출하는데 그 와중에서도 글로벌 금융계 회사들이 한국의 특목고 출신을 서로 데려가려 했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가 민사고, 대원외고, 상산고 등과 같은 한국의 특목고 혹은 자사고 출신을 주목 하고 있는 이유로 “그들”이 보여 준 뛰어난 위기극복 능력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지적 능력이 뛰어난데다 하드 트레이닝을 받아 어떤 태스크가 주어진다고 해도 기필코 업무를 완수해 낸다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골드만 삭스는 “그들”의 자질과 함께 자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개발도상국 수출은 400%이상 증가했다. 사람들은 이 세계가 이미 하나이며 그 어떤것도 세계화를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세계화에 따른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96년 금융 위기 때 아시아 국가들은 과도한 기업부채, 외환위기 등으로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서양국가들은 이 때 동양국가들의 부적절한 기업지배구조와 서툰 정부 대처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는 서양국가들을 하나둘씩 무너뜨리며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왔다. 이번위기는 과도한 소비부채와 악성주택담보 대출시스템 주택, 부동산에 치중된 포트폴리오 금융회사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발생한 시스템 붕괴가 그 파장이 컸다고 본다.

국가 간에 노동력이 거래되었던 시대에 아프리카 사람들은 미국에 노예로 팔려갔고 2차대전 중에는 여성들이 위안부라는 명목으로 팔려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유해한 성분을 지닌 유제품이나 불량 장난감들이 다른 나라로 수출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은 지지부진하다. 이처럼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세계화에 따른 문제도 커지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

세계화는 우수한 인재독식, 개인, 공공, 비영리 부문 전반에 걸쳐 경영자들에게 근본적인 자세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인사이동 보상금 지급이 합법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이뤄지도록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높아졌다. 이런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교육기관의 몫이다. 특히 미래 중견관리자와 리더들을 육성하는 세계적인 기업, 대학에 우리의 청소년들이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세계를 책임지는 엘리트로 성장하기 위해서 개인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교육을 철저히 트레이닝 받는데 우리만이 뒤쳐질 때 우물 안 개구리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세계화는 무한 경쟁 시대다. 여기에 뒤쳐질 때 우리는 무너진다. 세계화는 우리가 여기에 동참하는 것이다. 문제는 세계에서 보는 우리의 실력이다. 누구나 차별 없이 공부해야 하고 교육격차는 극복되어야 한다. 교육으로 신분이 동시에 상승되고 공정한 기회가 오지 않는다. 독재국가에서 조차도 불가능한 제도인 것이다. 서울 강남에서 엄청난 사교육비를 내고 학원을 다니는 학생뿐만 아니라 비록 시골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지만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발굴하고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기계적 평등주의”로, “무조건적 획일화”로 잘못 흘러가서는 안 된다. 모두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못지않게 상위 1%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게 더 시급한 것이다. 엘리트 교육이 곧 세계화이기 때문이다. 피겨여왕 김연아나 노벨상은 모두가 받을 수 있는 평등교육으로는 불가능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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