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푸른 희망 누에, 잠업이 농촌의 새로운 동력
<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푸른 희망 누에, 잠업이 농촌의 새로운 동력
  • 이보원
  • 승인 2010.03.10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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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에는 《한서(漢書)》 <지리지>에 의하면 3천여 년 전에 기자가 한반도에 전한 것으로 되어있다. 이렇게 오래 전부터 길러 왔기 때문에 누에는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왔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묘, 번데기를 용(踊), 성체를 아(蛾), 고치를 견(繭), 누에똥을 잠사(蠶砂)라 하였다.

이러한 관심들로 인하여 조선 세조 1년에는 종상법(種桑法)을 제정·공표하여 누에의 먹이인 뽕나무를 소중히 보전하였고, 《잠서언해》, 《잠상촬요》등 양잠기술 전파를 위한 서적 또한 간행하였으며, 《규합총서》의 누에치기 항목에는 누에치기 좋은 날과 꺼리는 날에서부터 누에를 이용한 상처의 치료법 또한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의 양잠산업은 5천년 역사의 맥을 이어온 전통산업으로 대한민국 건국초기에는 국가 경제발전에 초석을 다지는 역할과 1960 ~70년대는 산업근대화의 초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경제적 중흥기를 가져온 일등 공신이었다. 그러나 1980년 이후 일본과 중국의 견제로 산업의 규모가 감소하면서 1990년 중반 이후 양잠농가에서도 누에고치의 생산을 거의 중단하였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1995년 혈당강하 효능을 지닌 누에가루를 시작으로 1998년 동충하초 등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이후, 누에와 누에의 여타 부산물의 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누에똥은 암 치료 효능이 있는 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밝혀져 추출하고 있으며, 자기 몸무게의 40%나 되는 비단실을 생산하는 누에의 엄청난 생산성을 이용하여 비단실을 만드는 유전자 대신 항암제를 만드는 유전자를 넣어 엄청난 양의 항암제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최근 농촌진흥청에서는 누에고치를 이용하여 세계최초로 인공고막을 개발하였다. 이어 조만간 인공뼈 개발로 이어질 전망으로 인공뼈의 세계시장은 현재 5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고부가가치 첨단 바이오공장으로써 누에는 이렇게 차근차근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이로운 것이 많은 누에 우리의 『푸른 농촌』에서 희망을 찾기에 안성맞춤인 아이템이다. 누에의 먹이인 뽕잎과 뽕의 과실인 오디, 깨끗한 누에 작업장으로 구성된 누에농장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을 조성하고, 본디 뽕은 공해가 없는 청정지역에서만 자라기며, 말린 누에는 누에환 등 건강식품으로도 식용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 농산물과 가공품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우리 잠업농가들의 품목별연구모임 활성화를 통한 자율적 문제해결 능력 배양과 농업·농촌의 녹색성장 비전 확립,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의 잠업에 대한 희망 확산 등 ‘농업인 의식 선진화’가 이루어진다면 가공산업의 발달을 가속화시켜 더욱더 멋지고 유익한 잠업 관련 상품들이 개발될 것이다.

이에 ‘고루 잘 사는 전북’과 ‘돈버는 농업’, ‘농업인 전문교육강화’를 모색하는 전북도정의 방침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가식품산업클러스터’ 육성과 ‘새만금 내부 개발’ 등 우리 지역 고유의 전통보전과 새로운 혁신의 가공산업을 우리 전라북도가 적극 권장하고 있는 만큼 유래가 깊고, 다양한 가공이 가능한 전북 잠업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농업분야이다.

전북 잠업산업을 선도할 ‘농업기술원 잠업시험지’가 새로운 시대,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3월 12일 부안군 변산면으로 이전하여, 14시 기공식을 갖는다. 뽕잎은 영양가 높은 채소로 예로부터 ‘뽕잎을 장복하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뽕잎을 먹고 자라는 누에의 엄청난 생산성을 청정한 땅, 부안에서 이끌어 내어 전라북도의 잠업산업 육성과 발전을 불로불사의 대명사인 신선의 이미지만큼이나 공고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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