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리에 급수
푸리에 급수
  • 이지현
  • 승인 2010.03.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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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정보와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처리하고 정리하는 일도 예전처럼 간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시한 정보의 과잉으로 말미암아 골칫거리가 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과연 신문이나 방송의 정보가 얼마만큼이나 우리에게 필요한가? TV는 쓸데없는 정보를 우리 머릿속에 부어넣는 기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우편물이 오면, 정말로 읽고 싶은 편지는 얼마 않ㄷㅚ고 대부분은 상업적인 광고로 우리들을 짓누르게 하는 불필요한 정보이다. 그래서 쓸데없는 우편물을 휴지통에 버릴 때는 이상한 쾌감을 느낄 정도이다.

그러나 정보의 과잉은 현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며, 생물의 진화과정에서부터 있었다고 한다. 모든 생물은 어떤 의미에서는 생명이 태어난 이래 정보의 범람과 싸워온 셈이다. 생물은 환경에서 쏟아지는 정보로서의 빛이나 소리, 냄새 등의 물리, 화학적인 자극을 무한히 받고 있다. 우리가 놀라워해야 할 것은 생물의 감각기관이 정보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능력이 아니라, 쏟아지는 무수한 정보에서 불필요한 것을 걸러내는 능력에 대해서이다.

영장류를 제외한 대부분의 포유동물들은 색을 볼수 없다고 한다. 그들이 색을 못 보는 이유는 진화가 덜된 탓이 아니라 색깔은 그들에게 불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색이라는 정보를 무시하도록 감각기관이 진화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눈도 수 많은 빛의 광선 중에 가시광선만이 느끼며, 수 많은 빛 속에 들어있는 광선들은 의식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 가시광선을 통해 보이는 모든 정보를 일일이 의식하지도 않는다.

실제 관심을 갖는 것은 자기와 깊이 관련된 일부뿐이다. 예를 들면 길거리를 걸을 때 관심을 갖게 되는 동안 길거리에 휴지나 돌맹이 따위는 일부러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눈에 띠지 않으며 시선을 옮기는 순간 곧 잊혀져 버린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도 전체를 자세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웃는 얼굴인가 화가 난 얼굴인가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지구상에 쏟아지는 전자파는 감마선, X 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에서부터 이보다 훨씬 파장이 긴 TV파, 단파, 중파, 단파 등등, 많은 전자파가 존재하고 그 전자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해독하면 그것들은 여러 가지 많은 정보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만일 우리들이 TV파나 라디오가 송출하는 전파를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시끄러울까? 시끄럽게 계속해서 떠들어대는 마누라에게 시달려 본 사람은 불필요한 정보의 차단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1760년에 태어나서 1830년까지 살면서 이런 고민을 가지고 살아온 프랑스의 수학자인 푸리에는 이런 것을 수학의 함수를 이용하여 만든 유명한 ‘푸리에 급수’가 있다.

그는 사람의 음성이나 악기의 소리를 분석하여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파형을 만들어 수학적인 공식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흔히 병원에서 볼수 있는 심전도계 같은 기계도 모두 푸리에 급수를 응용하여 만든 기계이며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신호를 분석하여 쓰이는 기계는 모두 푸리에의 함수를 응용한 것들이다.

푸리에는 복잡한 파형들을 사인 함수나 코사인함수 등 규칙적인 파형으로 분해하여 푸리에 해석 또는 푸리에 분해를 한다. 이것은 수학에서 자주 쓰이는 분석과 종합의 좋은 본보기이다. 푸리에 분해는 음악 외에 소음이나 진동의 조사에도 사용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어컨, 세탁기, 자동차등의 모터의 회전에는 반드시 진동이 따른바, 이 진동의 파형을 분석하여 기계의 이상이 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숙련된 기술자는 기계의 소리만 듣고도 그 기계의 이상이 있는 부분을 알아차리는데, 이것은 그의 귀가 푸리에 해석을 하고 있는 셈이다. 헬리콥터 등의 진동은 때때로 변덕스럽게 변하면서 마침내 카오스 상태가 되어 사고를 일으킨다. 심장의 고동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소리나 진동의 이상을 체크하는 것도 푸리에의 이 같은 발상과 상통한다.

프리에 해석을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려면, 단진동과 한계순환진동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스팩트럼 분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지만, 이것은 설명이 복잡하여 생략하기로 한다. 그런데 자연계속에 있는 모든 잡음이나 요동을 스펙트럼으로 분석을 해보면 3가지가 나오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파수에 반비례하는 1/f 요동이다. 1/f 요동은 큰 진동 내에 작은 진동이 들어가 있고, 다시 그 작은 진동안에 그 작은 진동이 들어 있는 전체와 부분사이에 자기 닮음이 있는 이른바 프랙탈 구조라는 것이 밝혀졌다. 즉, 1/f 요동의 주파수에 관한 성분 분포에는 질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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