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닮음의 규칙
자기 닮음의 규칙
  • 한성천
  • 승인 2010.02.2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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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안의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가마솥 안에 물의 온도가 아주 조금씩 올라가면 개구리는 따뜻한 물이 너무 좋아 흐뭇해한다고 한다. 점점 온도가 더 올라가도 개구리는 여전히 느긋하게 몸을 물에 담구고 즐긴다. 그러다가 물이 너무 뜨겁다고 느껴져서 물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해도 이미 팔다리는 익어버린 후이다.

이 어리석은 개구리는 물의 온도변화를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죽게 된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잘 예측하고 관망하면서 수시로 적절하게 대체해야할 교훈으로 사용하도록 하기위해 만든 이야기일 것이다.

인간 생활은 온통 예측할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하찮은 일상생활에도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예측을 해야 하며 때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예측하고 선택해야 할 일도 너무나 많다. 왜냐하면, 잘못된 예측과 선택으로 말미암아 자칫 운명을 크게 어긋나게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어떤 것을 예측할 때 일반적으로 어떤 법칙성이나 규칙성에 크게 의존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일은 모두가 규칙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21세기의 최첨단과학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점쟁이 집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모양이다.

세상사 모든 일에 예측이 필요하지만, 돈이 살아 움직이는 시장인 증권시장에서는 절대적이다. 만일 한 시간 전의 주가의 변동의 예측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백만장자가 될 수 있겠지만, 증권시장은 갈피를 잡지 못할 만큼 두서없이 변화한다. 또한 그 변화는 어떤 규칙성도 찾을 수 없고, 따라서 전혀 예측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들이 프랙탈이란 안경을 끼고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이와 같이 무질서 속에도 일정한 법칙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증권가에서는 프랙탈과 카오스이론으로 증권시장을 매우 신뢰성 있게 예측하여 큰 돈벌이를 하고 있는 젊은 과학자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는 이른바 ‘자기 닮음’이라고 하는 개념을 일정하게 정지된 상태의 공간적인 구조나 패턴의 관점에서 생각한다. 이 같은 생각은, 시간적인 과정속에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서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프랙탈 이론의 창시자인 수학자인 만델브로 교수가 이 구조를 발견하게 된 계기가 증권시장에서 움직이는 주가의 변동을 보고 ‘자기 닮음의 규칙’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이 말은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주가의 그래프를 하루단위, 또는 1개월 단위로 그려도 그래프는 같은 정도의 복잡한 모양으로 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시간을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변화의 상태는 비슷하다는 것인데 이것은 주가 변동이 시간에 관하여 프랙탈적임을 말한다.

하루 동안의 주가의 변동이 1개월 후의 주가의 변동과 통계적으로 닮음꼴이라는 것은 내일의 주가를 예상하는 일이 1개월 후의 주가를 예상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임을 뜻한다.

구체적인 수치를 사용하여 생각해 본다면 가령 어떤 회사의 10,000원 짜리 주가가 하루 100원 이상 변동하는 날이 10일에 하루 꼴로 있다면 200원 이상 변동하는 날은 그 1/3의 확률, 즉 30일에 하루정도 있다. 마찬가지로 400원 이상 변동하는 날은 90일에 하루, 800원 이상 변동하는 날은 270일에 하루꼴로 있게 된다. 이 논리대로 따른다면 대공항과 같이 10,000원의 주가변동이 생기는 날은 약 60년에 하루 꼴이 된다.

주가 변동의 크기의 분포에 관한 프랙탈성은 가격 변동의 크기에 관한 자기 닮음을 갖는 것이며 그것은 공간도 아니며 시간도 아닌 좌표축에 관한 자기 닮음이다. 주가는 살아 움직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그것은 그 움직임이 프랙탈적이며 따라서 항상 안정적인 주가 변동이란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요컨대, 주가변동은 시간과 금액이 만든 공간에서 프랙탈 구조를 만들어내며, 주가변동에 관한 통계적 법칙은 ‘만델브로법칙’이라고도 하는데, 그는 이것은 해안선의 요철과 연관지어 이들 사이에 공통적인 성격을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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