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정신 못차리는 전북미협
<기자의 시각> 정신 못차리는 전북미협
  • 김효정
  • 승인 2010.02.19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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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관이다.

끝이 날듯 말듯 지루한 싸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서로 자기 입장만 고집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는 전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래서 조직이 어떻게 화합하고 발전할 수 있을까 싶다. 전북예총 산하 단체 중 가장 많은 회원들이 모였다는 전북미술협회의 이야기다.

사람이 많으니 말도 많은 것일까. 올해 새로운 수장을 뽑아야 했던 이들은 왜 아직도 신임 회장을 뽑지 못하고 서로 으르렁거리고만 있는걸까. 문제의 발단은 회비와 선거권. 연회비 2만원을 낸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주겠다 하니 일부 회원들이 볼멘소리를 한다. 대통령 선거도 이렇게는 안한다면서. 그리고 두 명의 후보 중 한 후보는 이러한 결정의 절차상에 문제를 지적하며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고 결국 법원 판결에 따라 선거는 약속한 날짜에 이뤄지지 못했다. 다시 이어진 정기총회. 또 다시 현 집행부의 태도와 운영 문제를 지적하며 이제는 조직적으로 대응할 움직임이다.

도대체 전북미술협회 회장이라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가? 사실 이 자리가 부와 명예와 권력이 동반하는 그런 자리도 아니다. 지역 미술인들을 대표해서 회원들의 권익 향상과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하는 ‘머슴’의 위치다. 하지만 협회의 투명한 운영과 회원들의 알권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회장이라면 당연히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회원들도 마찬가지다. 협회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은 협회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책임은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유아적인 발상이며 한 단체를 퇴보하게 만든다. 집행부와 회원들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간의 과정이 어찌 됐든 이미 전북미협의 위상은 떨어질데로 떨어졌다. 문화예술인들이 서로 화합하면서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도 모자랄판에 서로 얼굴 붉히며 법적 소송까지 오가는 이들의 행태가 한심스럽다. 서로 보듬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예술혼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이런 조직이라면 없는 것이 낫다. 귀를 막고 서로의 주장만 허공에 외치고 있으니 일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로 만나서 눈을 맞추고 대화를 통해 전북미협의 떨어진 위상 및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되찾고 전북미술 발전을 위한 이야기들을 나누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러한 상황이 지지부진 이어진다면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전북미술의 역사와 전통은 한 순간에 무너질 것이다. 이미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김효정기자 cherry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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