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성 과학
복잡성 과학
  • 이지현
  • 승인 2010.02.1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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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대 사전에 보면 복잡성이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가 얽혀 있거나 어수선한 성질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난 300년간 군림해온 근대과학은 모든 사물이 분자, 원자, 소립자 등으로 분해될 수 있다는 환원론에 의해서 복잡한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을 설명해 왔다. 그러나 아무리 나누어도 단순화되지 않는 생명체, 경제, 기상, 우주 등의 현상은 이러한 근대과학 이론으로써는 설명할 수 없음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그와 같은 복잡한 체계를 그 세부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종합, 분석함으로써 설명하려는 새로운 차원의 연구가 바로 복잡성 과학이다.

우리는 지식 안에 저장된 어떤 자료나 정보를 찾아내는 규칙을 발견하게 될 때, 우리는 질서를 찾았다는 표현을 쓰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한다. 흔히 우리는 여행을 떠나가 전에 목적지의 지도나 여행안내서 등 여행에 대한 정보를 모으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곳에 대한 정보를 미리 기억장치에 저장시킴으로서 앞으로 일어날 복잡성을 해결할 실마리를 미리 찾기 위해서이다. 처음 방문한 도시를 걸으면 매우 복잡하게 느낄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에 그 도시의 공간지도가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방문하는 동안 뇌의 부위에는 거리에 늘어선 집들이며, 거리에 대한 공간 지도가 형성되므로 복잡함을 느끼지 않게 된다. 어른들이 단순하다고 보는 것을 어린이들은 복잡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정보가 미리 뇌속에 없을 때는 아무런 대책도 강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MRI 장치로 뇌를 관찰해 보면 어린이가 컴퓨터 게임을 처음 할 때에는 뇌의 신경 대부분이 분주하게 활동하지만, 게임에 익숙해지면 뇌신경의 대부분은 쉬고 손가락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운동중추에서만 산소와 포도당을 소비하면서 활동한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볼때 우리가 느끼는 복잡성의 정도는 대부분의 뇌세포가 혼란스럽게 활동하는 정도와 일치한다고 한다. 마치 돌연한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모든 조직원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다가 어느 정도 사태를 수습하면, 필요한 요원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철수하는 상황과 같은 이치이다.

수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통하여 ‘구조를 파악하면 복잡한 것을 단순화 할 수 있다.’ 라는 명제를 얻었고 실제로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찾는 도구로 사용되는 수학문제를 푼다는 것은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우선 복잡한 대상을 과학적으로 정리하고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량화해야 한다. 즉, 복잡한 정도를 측정하여 이것을 숫자나 수식화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수학은 가까움, 연속, 등 우리가 일상적에서 상식적으로 쓰는 애매한 말들을 모두 엄밀하게 정의하고 이것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현대수학에서는 무한의 정도를 수치화 하여 수학의 틀안에 편입시켰다. 이렇듯 복잡성을 정의하고 수치화하는 일은 당연히 수학자의 몫이며 이런 작업들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과학에 있어서 수학은 여전히 여왕의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다.

복잡하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복잡한지가 우선 객관화 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복잡함의 정도를 수치로 표시하는 일이 필요하다. 과연 우주 안에서 가장 복잡한 존재란 어떤 것인지? 역설적인 이야기 이지만, 복잡성은 정보가 최대로 많은 상태이며, 무질서는 아무것도 찾아내기 힘든 상태라고나 할까?

복잡성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복잡하다는 뜻은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다. 예를 들면, IQ 테스트가 그 좋은 예이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문제를 얼마나 많이 해결하는가를 IQ로 수치화 해서 측정하는데, 그 내용은 주어진 문제가 기존의 시스템 내에서 얼마나 복잡한가를 평가하는 일이다. 앞에서 이야기 한 대로 경험이 적은 어린이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어른은 바로 해결할 수 있다. 이것과 관련하여 생각한다면, 어떤 기준이 되는 시스템을 설정하여 문제해결에 걸리는 시간으로 복잡상을 측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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