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국내산 육우'
꿩 대신 닭 '국내산 육우'
  • 최성욱
  • 승인 2010.02.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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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을 가장 소상하게 담은 조선 순조(純祖) 때 지은 '동국세시기'에서는 설 음식에 대하여 잘 묘사하고 있다. 설날에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며 덕담을 나누는 떡국의 국물은 옛날부터 중히 여겼다. ‘국물은 꿩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이 제격이지만 대신 닭고기를 이용한다’는 기록을 전하고 있을 정도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명절을 전후로 항상 소고기 값이 오른다. 한 언론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3배의 가격 차이를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 값싼 국내산 소고기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꿩 대신 닭'처럼 그 해답은 국내산 육우에 있다. 사람들은 소고기하면 흔히 한우와 수입소고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육우도 있다. 육우는 한우고기와 젖소고기를 제외한 모든 소고기를 뜻하지만, 대부분 고기생산을 주목적으로 사육된 얼룩소(홀스타인) 수소의 고기이다. 육우는 값싸고 믿을 수 있는 국내산 소고기이다. 그러한 육우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국내산 소고기로 믿을 수 있고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또 도축 즉시 냉장 유통되기 때문에 신선하다. 국내산 소고기는 한우, 육우 구분없이 같은 기준으로 등급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등급이라면 품질이 같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한우의 60~70%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그만큼 한우보다 저렴한 가격에 같은 품질의 고기를 즐길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한우, 육우, 수입육을 가장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판매점의 원산지표시와 소고기이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한우와 육우의 경우 소고기의 이력을 정확히 알 수 있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오는 12월부터 수입소고기도 유통이력제를 실시해 안전 조치를 강화한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내산에 비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소고기를 부위별로 맛있게 즐기는 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치마살은 소의 양지 부위에 포함된 고기이다. 치마처럼 외측복벽을 덮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치마살양지' 또는 '복부양지', 채끝을 받치고 있다고 해서 '채받이'라고도 부른다. 치마살은 쇠고기 부위 중에서 만능 요리가 가능한 부위로 보통 구이나 스테이크용으로 자주 쓰이며 수육, 장조림, 육회, 국거리, 갈비덧살 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구워서 먹으면 한우 등심 못지 않게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소의 앞다리 부분에 있는 부위로 생김새가 부채 모양과 비슷한 '부채살'은 주로 등심과 같이 구워서 먹는데, 육질이 연한데다 등급이 좋은 소에서 마리당 3근 이하 밖에 나오지 않아 인기가 높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불고기는 주로 앞다리살, 우둔, 설도 등의 부위로 만든다.

신선한 소고기에 양파, 마늘 등을 넣은 양념장과 잘 버무려 구워서 먹으면 산해진미가 따로 없을 것이다. 거기에 김치와 쌈채소를 함께 한다면 금상첨화이다. '등심'은 소 한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부위는 불과 10% 밖에 되지 않는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산 육우는 한우에 비해 사육기간이 짧아 오히려 더 연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육우는 국내에서 태어나 한우와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 농가가 키운 국내산 소다. 육우 고기를 구입할 때는 판매대에 표기된 원산지란의 ‘국내산(육우)’를 꼭 확인하자.

<최성욱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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