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수학 ‘집합론’
무한수학 ‘집합론’
  • 한성천
  • 승인 2010.02.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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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이야기한 프랙털 기하는 무한의 개념을 전제하고 있다. 왜냐하면 프랙털 도형은 생성자를 무한히 반복함으로 얻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무한을 눈으로 똑똑히 볼수 있게 된 것이다.

프랙털은 무한을 기하학적으로 나타내어 다루는 새로운 무한수학의 탄생을 알려준 셈이다. 실제로 무한을 다루는 학문은 수학과 철학뿐이다. 왜냐하면 무한은 우리의 현실속에는 없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프랙털의 문턱으로 들어서기 전에 무한의 개념이 수학에서 정식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19세기로 되돌아가 보기로 하자. 19세기 말에 독일의 수학자 칸토어는 무한의 수학이라는 이른바 집합론을 만들었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님의 영역으로만 여겨서 줄곧 멀리한 무한의 본질에 도전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게 될지도 모르는 엄청난 지적 모험이었다. 그래서 수학자들은 수세기동안 조심스럽게 무한의 영역을 피해왔다. 하지만 수학은 근대 계몽주의와 주지주의의 발전으로 무한의 개념을 외면할 수 없었다.

논리와 이성을 신봉한 그리스인은 유한의 울타리를 굳게 지켜왔고, 그래서 그들에게 있어서 ‘평행선은 어디까지 가도 만나지 않은 두 직선이다.’ 라고 설정하였다. 그러나, 만일 유한의 경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신의 능력을 갖는다면 유한의 울타리를 뛰어 넘을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 가는 주체는 인간이며 인간은 유한의 존재이기에 갈수 있는 범위는 결국 유한이다. 마찬가지로 1,2,3,... 과 같은 아무리 셈하여 가도 유한이지만, 이 유한수의 열을 단번에 뛰어 넘으면 오메가라는 무한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한 하나님은 성부·성자 및 성령의 세 위격을 가지며, 이 세 위격은 동일한 본질을 공유하고, 유일한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교리이다. 하나님 아버지인 유일신은 그의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어 성령(보혜사)으로써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이다. 이 교리는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 교회의 정통신조로 공인되었으며, 451년 칼케돈공의회에서 추인됨으로써 그리스도교의 정식 교리로 확립되었다. 이 교리문제로 엄청난 종교전쟁과 이단을 축출하기 위한 피의 역사가 있으며 유명한 교부 어거스틴의 산위일체 교리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교리를 수학자들의 논리에 의해서 설명되고 있다.

19세기 말에 등장한 집합론에 의한 수학적 이론은 기독교의 교리인 삼위일체의 신비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집합론에서는 두 개의 집합의 원소가 서로 일대일 대응될 때, 두 집합은 동일하다고 본다. 예를 들면, 자연수의 집합 1,2,3,4,5…와 짝수의 집합 2,4,6,8,10…은 동일하다고 본다.

우리는 두 집합의 요소의 수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자연수나 짝수 모두 무한하기 때문에 어떤 자연수에 대해서도 그 수를 두 배한 수가 존재하므로 두 집합의 원소의 갯수도 같다고 본다. 물론 홀수의 집합 1,3,5,7,9…도 짝수의 집합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홀수의 집합은 짝수의 집합에서 하나를 빼면 되기 때문에 어떤 홀수라도 그에 대응되는 짝수가 존재하므로 두 집합은 동일하다. 따라서 홀수의 집합은 자연수의 집합과도 동일하다. 여기서 우리는 자연수의 집합이 성부 하나님, 짝수의 집합이 성자 하나님, 홀수의 집합이 성령 하나님을 나타낸다고 가정해 보면 세 집합이 서로 그 원소는 다르지만 동일한 집합인 것처럼 세 분 하나님도 그 위격은 다르지만 동일한 하나님이라는 주장이 분명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이 세 집합을 연합해 보면 자연수의 집합으로 하나가 된다. 즉, 하나님은 세 분이 아니라 한분이다.

아들과 아버지와 성령은 각각 고유한 특성을 갖지만 혼합되지 않으시고 연합하여 한 분으로 존재하신다는 기독교의 신앙고백을 증명해 주는 집합론 이론이다.

왜 이런 논리가 성립하는가? 그 해답은 ‘하나님은 무한하시다.’ 라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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