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왕파리와 선량
지리산 왕파리와 선량
  • 노상준
  • 승인 2010.01.29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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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삶을 같이 하여온 귀찮은 벌레 중에 파리가 있다. 파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환경의 척도를 쉽게 알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로서 파리가 많은 곳에는 부패된 음식 쓰레기가 있음을 짐작케하고 하천에 살고 있는 특종생물을 보고도 수질의 청정과 오염의 정도를 판정하는 방법이 있음을 안다. 1급수(BOD 1 PPM)하천에서는 버들치 등을 볼 수 있고 3~4급수(BOD 3~4 PPM)에서는 붕어나 가물치, 미꾸라지 등이 5~6급수에서는 모기, 유충이 서식함을 볼 수 있다. 한 여름 지리산 높은 곳에 오르다 보면 지리산 왕파리 떼를 본다. 크고 날쌔기가 보통 파리와는 다르다. 주변에 음식 쓰레기가 있고 그 곳에는 왕파리가 모여들어 병원균이나 옮기지 않을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간 생활에서도 왕파리를 닮은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먹이를 찾아 집요하게 날아들고 선거철이나 지역 축제가 있을 때 마다 축제분위기를 흐리게 한다. 특히 선거철이면 유권자의 의지를 흐리게 하고 훌륭한 일꾼을 뽑는데 먹구름을 일게 한다. 지방자치시대 이후 최고의 축제라 할 수 있는 금년 6월 2일 지방선거에는 8가지 선거가 동시에 있다. 도지사, 시장, 도의원, 비례대표 도의원, 시의원, 비례대표 시의원 여기에 교육감선거와 교육위원 선거까지 있다.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 하지만 선거풍토를 오염시킨 왕파리와 모기떼가 벌써 극성을 부리고 있음은 염려스럽다. 향토를 사랑하는 성숙한 시민들의 인피레스세레가 필요하다. 깨끗한 한표 한표가 모여 지역의 참 일꾼 상머슴을 뽑는 날이 기대된다. 증권사 객장에 모여 있는 주식 투자가의 세심한 지혜가 아쉽다. 우리고장의 지방선거는 시장 선거에 관심이 크다. 시장 후보는 유능하다고 자처하는 분들이 많아 혼란스럽다. 제각기 자기가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고 동분서주하고 있음은 가관이다. 진정 실적 있고 장래성 있고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시장을 뽑아야 할 텐데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이 필요하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 같은 인물이나 후안무취(厚顔無恥)한 인사들이 적지 않는 것을 보면 한심스럽다. 시민들은 지역의 장래를 위해서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라고 내가 쓰는 물건 내가 고르듯이, 주식투자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듯 우량주를 가려내야 한다. 주식투자를 하려면 주식의 건전성, 장래성, 현재까지의 실적과 자산 규모, 주식의 과거 기록과 습성을 등 최소한의 자료가 검토된 뒤에야 투자하고 있지 않는가. 회사가 부도 나고 전망도 좋지 않는 주식에 투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어로 후보자를 캔디디트(Candidate)라고 한다. 이 말은 순백색의 장삼 옷을 입은 후보를 지칭하는 말이다. 한 점의 티끌 없는 결백과 사심과 속임수 없이 비굴하지 않고 헌신과 약속을 지킨다는 상징의 뜻으로 흰색 옷을 입고 선거에 임했던데서 나온 말이다. 선량은 정책 공약 이전에 백의로 상징되는 인간적, 도덕적 소양을 인정받아야 한다. 또 돈에 오염되지 않고 비굴하지 않은 용기, 사욕에 변절되지 않은 의지가 유권자에게 인정되어야 한다. 옛날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백성이 사람을 뽑아 정사에 참여시키는 고대민주주의 흔적이 있다. 통정대부니 인록대부니 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고대 중국에서는 지금의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장대부(長大夫), 도의원에 해당하는 중대부(中大夫), 시의원에 해당하는 소대부(小大夫)가 있었다. 이 모두가 백성이 뽑는다고 해서 선량이라고 하였으며 이 선량이 되는 조건으로 육덕(六德)과 육행(六行) 등 열 두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즉 지(智), 인(仁), 성(誠), 의(義) 화(和), 충(忠) 등 덕(德)과 효(孝), 우(友), 목(睦), 겸(謙), 임(任), 휼(恤)을 실천하는 사람만이 비로써 선량으로 뽑힐 수 있다고 하였다. 물론 12조를 완벽하게 갖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사이 정치 지망생의 형태를 보면 전문성도 없는 사람이 정치를 주색잡기로 아는 사람이 있다. 어떤 선량은 부도덕의 수준을 넘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경제 전문가며 애향을 한다고 외친다. 아무 정책 능력도 없으면서 떠들어 대는 말이다. 참다운 선량은 앞서 말한 선량 12조도 중요하지만 국가나 지방발전을 위한 정책 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또한 선진 외국사례를 보면 직장이 없고 자산이 없는 인사는 정치에 입문하는것은 경계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당연한 것 같다. 수신제가도 하지 못한 사람이 정치에 입문하였다면 결과는 알아볼 만한 일일 것이다.



금년 6월 지방선거에는 내가 주식을 사듯, 며느리 고르듯, 내가 쓸 물건을 고르듯 깊은 관심과 애향정신으로 내 지역 향토를 위해 봉사 할 수 있는 귀재를 찾아 그 분이 선출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협력하여 지역발전에 일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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