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덕 전주시의원> 3초의 여유로 행복해지는 세상
<김현덕 전주시의원> 3초의 여유로 행복해지는 세상
  • 장정철
  • 승인 2010.01.19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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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마음속에는 점점 기다림이라는 말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속도를 중시하다보니 굳어진 걸까?

사실 한국인의 빠른 속도감은 그로 인해 놀라울 만큼의 국가 경제성장을 거듭해 온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21세기 lT인 프라가 형성된 인터넷 강국으로 발 돋음 하는 데에 일등공신으로 디지털시대에 걸 맞는 정신적 지주로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인생에 행복과 성공의 척도야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각기 다르지만 물이 깊을수록 고기가 모인다는 옛 속담처럼 사람됨이 크고 넉넉한 사람에게는 사람이 따르게 된다. 굳이 그 사람의 지위와 부가 크게 부각되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의 삶은 웬지 향기가 나고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해준다.

급하고 빠르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느리게 살기 (Downshifting)란 지나친 속도감을 누르면서 자신만의 삶의 속도를 찾아 진정으로 마음속에 느림의 충만함을 간직하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느림을 중시하다보면 일상적인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느림의 소중함을 일깨워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86년에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운동도 먹거리 문화가 빠르고 간편한 것을 추구하는 패스트푸드가 확산되면서 그 반대로 생겨나 심볼인 달팽이를 통해 지역특성에 맞는 전통적이고 다양한 식생활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세계45개국이 넘게 참여하고 있는 이 운동은 느림을 선도함으로서 인간의 행복한 삶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주시의 막걸리는 풍성한 안주와 따뜻한 인심으로 선조들의 풍유를 담아내고 있어 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천동 막걸리 타운에 가면 사람들의 즐겁고 때론 슬프고 때로는 고독한 이야기들이 막걸리 잔속에서 묻어나고 있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인생을 털어 놓는 천년전주의 전통 막걸리 문화가 혹시 슬로푸드의 한국식 산물이 되지 않을까!

느림을 이야기하는 차원에서 본 3초란 생각하기에 따라서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을 기다려 줌으로 해서 행복해지는 세상과 만나게 하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올라가기 전에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리는지, 기다려준 적이 있는가? 아니면 타자마자 닫기 버튼을 눌러 올라간 적이 많은가.

우리가 닫기 버튼을 누르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꼭 급한 일은 없지만 닫기 버튼을 누르는 건 이미 습관처럼 굳어져 우리들 주변에 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올라가려 할 때 정말 급하게 뛰어 갔는데도 그냥 “휭” 하고 올라가 버린적이 있다. 그 때는 기분이 어떠했는가?

전국적으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모든 공동주택, 관공서, 기관등에서 일제히 닫기 버튼을 한번씩만 안 눌러도 절약되는 전기가 엄청난 양이 될텐데... 하는 생각에 이르니 엘리베이터 닫기 버튼을 전면 없애고 전기를 절약하면 산업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될까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신문지상에서 접하게 되는 보행자 무단횡단 사고 소식도 조금만 내려가면 안전한 건널목이 있었음에도 빨리 건너가려는 심정에 차들이 질주는 위험한 길을 건너려다 변을 당하게 되는 경우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무단횡단 하기 전에 3초만 마음의 여유를 가졌더라면 조금 늦더라도 안전한 건널목을 이용했을 텐데 ... 지금도 운전하다가 시민들이 지하보도나 신호가 있는 보행자 건널목으로 건너지 않고 차도로 건너는 걸 보면 다리에 힘이 풀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3초로 행복하고 여유로워지는 세상을 누리고 싶지 않은가.

메일보다는 문자를 문자보다는 메신저를 선호하는 시대이다. 그 만큼 즉각적인 반응과 답변을 바라는 현대인의 양상이지만 이러한 시대적 빠름속에서도 3초만이라도 내 스스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를 그리고 3초로 인해 내가 사는 세상을 보는 감사함이 휠씬 더 커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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