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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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1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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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잘못 제 실수입니다

신대철 전북청소년연구원장

한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하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삶의 무게가 다르고 잘못 살아온 인생의 후회와 가슴 찡한 반성의 눈물이 흐른다. 혹자는 이제 겨우 세상을 안다는 것이며 비로소 철이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인간만이 가지는 자기반성의 사고력은 참인간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내 잘못, 내실수를 먼저 인정할 줄 아는 사람, 그것을 받아줄 수 있는 좀 더 따뜻하고 여유 있는 성숙한 우리사회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경인년(庚寅年) 정초에 지금까지 살아 온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았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삶속에 묻어나는 눈물도 있었고 기쁨도 있었지만 여전히 가슴에 남는 것은 행여 누군가에게 주었을지 모를 서운함과 상처가 떠올랐다. 고민 끝에 인생전반전(50년)을 정리하고 후반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제 잘못 제 실수입니다. 행여 저로 인하여 마음 상함이 있었다면 저를 용서해주세요.??

진심으로 보내는 마음이었기에 어떤 비난이나 혹은 저주가 담긴 욕설이 돌아온다 해도 필자의 가슴에 담고 앞으로 남은 삶을 더욱 겸손하게 섬기겠다는 다짐이었다. 참 반응도 좋았고 반향도 컸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옳다고 주장한 것이 다 옳은 것이 아니었고 필자가 가르친 것이 모두 정답은 아니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혹은 친구에게, 이웃에게 혹은 제자들이나 가족과 형제들에게 남겼을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가 나에게 돌아 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어떤 다툼이었고 필자가 전혀 알지 못하는 불식간의 실수였다 할지라도 말이다.

문제는 우리사회가 남에 대한 비난과 욕설은 넘치지만 자기실수에 대한 인정과 반성과 용서가 없다는 것이다. 남 눈 안의 티는 보여도 자기 눈의 들보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나와 전혀 알지 못해도 내편이 아니면 싸잡아 끌어 내리고 자기를 도아주지 않으면 무조건 나쁜 놈을 만드는 사회가 정말 무섭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에는 더욱 투서와 진정과 흑색선전이 판을 친다. 자기 실수는 철저히 꼬리를 감추고 남의 실수는 작은 것 하나라도 들춰내고 비방하는 가장 비열하고 모습은 우리사회가 아직도 멀었다는 증거다.

우리 사회에 목소리 크면 장땡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무리 자기가 잘못을 하였어도 먼저 큰 소리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고 적당히 해결하려는 풍조가 깔려있다. 차도에서 운전자끼리 자기 작은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멱살을 잡고 서로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다반사다. 어떤 장소에서 상대방의 발을 밟아 놓고도 미안하다고 하기는커녕, 눈을 크게 뜨고 왜 가만히 있는데 와서 밟혔느냐고 큰 소리 친다. 손 한번 흔들면서 자기실수를 인정하면 좋으련만... 혹 실수하여 발을 밟았어도 ??미안합니다.??한번이면 서로 웃고 갈 일을 끝내는 주먹질로 발전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본다.

필자는 지도자를 대상으로 강의 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자고 말한다. 학생 앞에서 교수가, 유권자 앞에서 정치인이, 시청자 앞에서 연예인이, 국민 앞에 대통령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잘못을 한번 인정하면 인생 끝나는데 자기 입으로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러면 내가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이것은 내 실수입니다.????이것은 제 책임입니다.??이렇게 자기 실수를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정말 인간적이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며 우리가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경인년 새해는 가정과 일터와 공동체에서 자기실수를 먼저 인정하고 또한 그 실수를 용서하며 상대를 배려하고 포용할 수 있는 당당하고 멋진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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