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조합장 선거에 즈음하여
농협 조합장 선거에 즈음하여
  • 정강주
  • 승인 2010.01.1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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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농업 환경은 매우 불안정하고 또한 복잡다단하다. 격동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특히 열국간의 FTA와 전 세계적 경기침체, 지구 온난화에 따른 농작물의 풍·흉작과 농업소득의 하락 등 농업과 그 관련 단체·업체가 직면한 상황이 전에 없이 급변하고 있고 농협 내적으론 새로운 농협법의 개정으로 우리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농업 환경이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개정 농협법의 주요내용을 보면 조합원이 지역제한 없이 원하는 인근 지역 농협에 가입한다거나 조합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킬 목적으로 시행하는 조합장 비상임화에 따른 경영방식의 변화, 농수축협의 통폐합 가속화, 농협중앙회의 신경(금융과 유통)분리에 따른 경제사업의 활성화 또는 침체 등 현재 직면해 있는 조합의 상황이 아주 변화 유동적이라 하겠다.

이러한 때에 농민의 최대관심사인 농협의 조합장 선거가 도래하고 있다. 이번 겨울 특히 1, 2월내에 우리 도내 농협 조합장 선거가 전체 97개 조합 중 40여개의 조합에서 치러질 예정인데 풀뿌리 지방자치에 비견되는 일선 시군지역단위 농협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농환경의 변화는 물론이고 그 조합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즈음에 새삼 조합장의 자질론을 간단하게나마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상기와 같이 작금의 우리 농업환경이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이며 어느 조직에서나 그 리더의 사고와 행동양식은 그 조직의 성패와 크나큰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조합장의 자질을 간단히 두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첫째, 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현재 처해있는 어려운 농업 현실과 사회 최하층의 지위에 처해있는 농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조합장이라는 직위를 출세나 명예, 공명심을 충족하기 위한 도구나 발판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조합을 위해서는 절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다음으로는 농협경영에 대한 지혜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다. 이는 고학력이나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언변과 수단을 말하는 건 더욱 아니다. 다만, 다년간 농협의 구조와 경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그 행간에 숨은 의미를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이해할 정도는 되어야 하며 미래 농업환경에 대한 예측가능성과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조합장의 자질은 쉬우면서도 어렵다 하겠다. 그래서 우리 조합원들이 가장 공평하고 편안한 상태에서 그 조합에 가장 적합한 조합장 후보를 선택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심없이 조합을 잘 경영할 수 있는 자질의 소유자가 조합의 리더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단과 방법이 좋은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농협 주변의 이해 집단들이나 세력가들이 조직의 발전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해관계나 이익에 얽매여 자기에게 우호적인 인사를 당선시키고자 하고 또는 검증되지 않은 불필요한 유인물을 유포하거나 흑색선전을 하는 등의 잘못된 신호를 계속해서 농민들에게 보냄으로서 그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데 이는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일례로 특정단체의 강한 성향을 등에 없고 당선된 조합장은 그 단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그 조합의 경영 상태는 도외시한 채 무리하게 여러 사업을 추진하다 조합의 재정 상태를 어려움에 빠트린 경우라던가 또는 주관이 없는 무능한 조합장은 직원들에게 휘둘려 갈팡질팡하다 농민은 뒷전이고 직원만을 위한 조합이라는 따가운 비판을 들어야 만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아주 객관적이고 공정한 상태에서 농민조합원이 훌륭한 조합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농업 경영을 위한 농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줄 알고 또한 농협 직원들의 고통과 애로사항을 잘 헤아려 줄 수 있는 유능한 자질의 조합장이 각 조합마다 당선되어 미래가 행복한 탄탄한 조합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정강주 전주농협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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