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력은 차세대의 논배미
기술인력은 차세대의 논배미
  • 임석삼
  • 승인 2010.01.06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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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육계의 화두로 떠오르며 새롭게 회자되는 말이 ‘입학사정관제’와 ‘마이스터고의 신설’이다. 한국폴리텍대학과는 직·간접적으로 거의 해당이 없는 내용들이지만 이 나라의 백년지대계이고, 교육의 본질이 좌우되는 부분이어서 결코 남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우리 젊은 학생들의 장래이자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에 제언을 하고자 한다.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네 부모들이 여전히 내 자식을 하이칼라로 만들고자 함에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부족국가이다. 국토면적도 넉넉하지 못하지만 그다지 비옥한 토지도 아니다. 그럼에도 경제원조국가에서 경제지원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세계가 놀라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공업부국의 힘인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사무직과 공무원을 꿈꾸며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교육열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4년제 졸업이 곧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임에도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으며 이제 역류현상이 되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취업을 위해 전문대학으로 회귀하고 있다. ‘전문대학 입학자의 80%가 대졸자’라는 어느 면접관의 이야기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우리 부모들은 귀 기울여야할 대목이다. 사회적인 시각뿐만이 아니라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언론과 방송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 피겨 김연아 선수가, 박태환 선수가 우승하자 겹경사에 온 국민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각종 방송사와 기업들은 CF와 마케팅 전략에 경쟁을 벌여왔다. 김연아, 박태환, 박지성, 배용준, 박진영 등 한류스타 등이 한국을 알리는데 국가에 막대한 영향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따르는 경제적 시너지 효과도 많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캘거리에서 개최된 국제 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1위를 했다. 1977년이후 17회가 개최되는 동안 1993년과 2005년만 2위를 했고 나머지 15회를 1위 자리를 차지하여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한국의 아성을 깨뜨릴 국가는 없다. 그럼에도 11개의 금을 거머쥐고 귀가한 우리 기능올림픽 입상자에 대한 국민들의 환대는 실망적인 수준이다. 15번을 1위를 했는데도 CF출연자는 물론, 반짝 뉴스거리로 종영되기 일쑤다.

국내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수출품목 중 자동차, 선박, 철강, 반도체, 휴대폰, LCD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해 전경련이 발표한 기술경쟁력지수(선도기업=100)에 따르면 반도체 100.4, 휴대전화 96.3, LCD 96.1, 선박 95.5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조원대에 육박하는 게임 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지식산업이며, 영상과 음향 등 21세기 초고속망을 기반으로 하는 멀티미디어 기술이 집약된 산업으로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성장, 발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술자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당위성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다음 세대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차세대가 계승해야할 논배미이다. 이러한 무형의 옥토를 보존하려면 유능한 인재가 영입되어야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지원자가 많아야 된다는 이유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고급인재는 모두가 하이칼라만을 지향한다. 꼭 필요한 목적에 의해서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그 비율은 10%를 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꿈이 아니라면 대학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제발 ‘공무원이 되겠다’거나, ‘사무직 근로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이제는 바꿀 때도 되었다. 적어도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두 번 다니는 비경제적인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전문가로써 국가에 이로운 인재가 될 수 있는 기술인이 될 것을 권하고 싶다. 평생기술로 평생 직업을 얻어 후대에 계승하는 혜안을 가져보자.

<임석삼 한국폴리텍 v대학 김제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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