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
  • 홍재식
  • 승인 2009.12.28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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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어른들은 집안이 잘되려면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야한다고 했다.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은 그 집안의 대가 끊어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계속 들리는 집안이 번영하는 행복한 집안이라고 했다.

평소에 아내와 둘이서 외롭게 생활하다가 주말이나 공휴일에 막내아들 내외가 어린 손녀를 데리고 와야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나서 사람이 사는 것같다. 손자들의 웃음소리는 언제나 즐겁고 아름답다. 방긋 방긋 웃는 모습, 맑고 티 없는 웃음은 이 세상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와같은 손자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세월이지나 손자들이 고등학생으로 성장해가면서 그 아름다운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 같다. 어린 손녀는 돌을 지난지가 오래되어 한창 말을 배우는 시기라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거실과 방을 걸어 다니며 보이는 것은 다 물어본다. 무엇이든 한번 알려주면 잘 따라한다.

인사를 시키면 두 손을 배에 대고 허리를 너무 굽혀 어느 때는 넘어질 때도 있는데 이때 가족들은 폭소를 자아내게 한다. 어린 손녀가 오는 날에는 딸의 손자, 큰아들의 손자들도 보고 싶다며 달려오곤 한다. 손자들이 같이 모여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숨바꼭질하며 손자, 손녀들이 자지러질 듯한 웃음을 내며 놀곤 한다. 그렇게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내외도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손자들의 웃음소리는 우리 내외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정수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따금 시간의 여유가 있는 주말이면 아들, 딸네 식구가 우리 아파트에 모인다. 모이는 전날은 아파트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고기와 채소를 미리 준비해 둔다. 그리고 손자들이 오면 고기를 구워 먹이고 즐겁게 놀다가게 한다.

아내가 김치를 새로 담는 날이면 아들, 딸네 집에 연락하여 나누어주면 손자로부터 할머니가 담아준 김치 맛있게 먹었다며 으레 전화가 걸려온다. 아내는 관절염이 더 심할 때는 김치 담는 것을 못하겠다고 하다가도 좀 우선하면 손자들이 잘 먹었다고 하니 한번이라도 더 담아주고 싶어 한다.

몇 년 전 여름방학이 되어 손자들이 모두모여 깔깔대며 웃는 소리를 듣고 우리 내외도 같이 즐길 수 있었다. 금년 여름방학 때도 미국 손자들이 오면 여기 손자들까지 합세해 깔깔 웃고 떠들어대며 놀 것이다. 그날이 기다려진다.

가끔 손자들이 오는 우리 아파트에도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손자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넘칠 때가 있다. 나는 그 천진난만한 손자들의 깔깔웃고 떠들을 때가 제일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너그러워야하는데 이렇게 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그러면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으나 유쾌한 웃음은 보약이나, 운동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이런 웃음은 우리 몸 안에 강력한 엔돌핀을 만들어내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호흡과 같이 맥박, 호흡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두통을 가시게 하는 등 건강에 여러 가지 유익한 작용을 한다고 한다.

사람은 행복을 느끼게 되면 이 감정을 인체가 스스로 판단하여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이와는 달리 고통이나 짜증나는 일을 경험하면 이를 벗어나고 싶어 인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분노와 우울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미국의 심장 전문의의 보고에 의하면 어린아이는 하루 평균 몇 백번을 웃지만 나이가 들수록 웃음이 점점 줄어들어 하루 수십 번만 웃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웃음이 줄어들수록 각종 질병 발생률이 높다고 한다. 미국 축구스타 한국계 하인즈워드의 얼굴엔 항상 웃음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동료선수들이 하인즈워드를 좋아하고 적극 도와주어 오늘의 스타를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사람은 그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얻는 것이 많다고 한다. 우리가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은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

<홍재식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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