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의 나라
대한민국, 희망의 나라
  • 유춘택
  • 승인 2009.12.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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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말 대한민국이 도움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을 원조국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상 대부분 국가가 소수의 나라로부터 원조를 받는 입장에 있었고, 여전히 부는 선진국으로 심하게 편중되어있는 상태이다. 지금도 가난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코리아는 경외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와 같이 도움을 받았던 국가들이 도움을 주는 나라로 된 유례는 아직 찾을 수 없으니 이것은 기적이라고 불러야 마땅한 일일 것이다. 하루 세끼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가난과 싸워 이겨낸 이 땅의 할아버지, 아버지들이 기적을 이루어 낸 것이다. 땅만 파면 온갖 부존자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나라들이야 잘 살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지만, 땅 속에 아무것도 묻혀있지 않은 나라가 어떻게 잘 살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어찌, 대한민국이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대한민국이 이를 증명해 보였다. 쓰러질 때 곁에서 누군가 한 손만 내밀어주면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혹자는 아직 우리 국민들도 제대로 돕지 못하면서 무슨 대외원조냐는 비난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한국이 너무 인색하다고 눈총을 보내기도 한다니 원조의 폭과 속도를 현명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난에서 탈피하게 된 원동력은 우리 부모님들의 자식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교육열에 있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잘 살 수 있냐는 물음에 우리 모두는 '공부하라, 그러면 잘 살게 된다.' 이렇게 주저 없이 같은 소리로 대답해왔다. 인적자원 외에는 부존자원이 빈약한 나라에서 달리 내세울 것이 없기에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 약한 친구들을 따돌리는 왕따현상, 힘들여 벌지 않고 함부로 쓰는 과소비, 예의범절을 모르는 버릇없는 젊은 세대들이 자꾸 눈에 띄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에 가장 많이 의지해 왔으면서도 교육의 질을 생각하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온 결과, 이런 부작용이 일어난 사회를 바라보는 마음은 편하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일등만 하면 최고이며 그 이하는 모두 무시하는 사회로 만들었음을 자인해야 할 것이다. '공부만 해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공부는 하되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는 비교육적인 말을 50년 동안 해왔다. 이런 말은 절대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면 이제 못사는 나라를 돕는 원조국가로 대한민국의 격이 높아졌다고 믿는 지금에 와서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를 외쳐댈 것인가. 젊은 우리 학생들이 봉사활동도 하고, 여행도 가고, 취미활동도 할 수 있는 그런 나라는 언제쯤에나 가능할 것인가. 다들 잘 살게 되었다고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처한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우리국민은 역시 현명하고 슬기롭다. 그간의 우리 교육이 헛되지 않아 대한민국은 역시 잘살고 번영해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다. 옆집에서 들려오는 '강도야!' 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뛰쳐나가 강도를 물리치려다 죽은 의로운 젊은이, 6층 아파트 난간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순간적으로 달려 나가 받아내 기적같이 목숨을 구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젊은 사람들에 대해 희망을 품게 된다. 우리 젊은이들은 '공부만 해라,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라는 이기적인 기성세대의 가르침을 걸러 받아들일 줄 알았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앞날이 창창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미담들이 이렇듯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들려오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희망이 있다. 나보다 작고, 힘없는 이들에게 사랑을 전해 줄 줄 아는 사람들을 키워내는 대한민국이어야 한다. 그래야 코리아가 지구촌에 영원히 살아남아 할 일이 있을 테고, 그것이 코리아의 존재이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지구촌의 인류애로 버티어 냈듯이 과거의 우리처럼 못사는 나라들에도 가난을 이겨내도록 도와주어야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갈수록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이 가질 수 있는 파이는 어느 정도 일지 미지수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희망 섞인 메시지는 우리의 파이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을 예감하게 하는 것이다.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기성세대보다 훨씬 현명하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삶을 대하는 젊은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 파이를 키우되 그 파이를 골고루 나누어 먹을 줄 아는, 혼자만 잘 사는 그런 나라보다는 같이 잘 사는 공존의 의미를 아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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