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걸림돌
축복의 걸림돌
  • 채병숙
  • 승인 2009.12.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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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탄절과 2009년 한해를 보내면서 그리고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해에도 축복된 삶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갖는다. 저마다의 간절한 소망은 우리 안에 프로그램화되어 있다는 축복된 삶을 새해에 충분히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축복된 삶에 있어서 커다란 걸림돌이 있다. 바로 우리들이 쉽게 가질 수 있는 교만이 그것이다.

교만이란 사전적 의미로 ‘잘난 체하며 건방진 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신의 영역에 대한 침범'이란 의미로도 사용되어 왔다. 교만한 사람들은 겸손함이 없이 자신을 높게 평가하며 상대를 나보다 못하다고 아래로 내려다보게 되고 자기 자신이 없는 세상은 잘 되지 않는다고 믿는 등 독주적인 사고를 지니게 된다.

교만은 자기 내면의 소리를 차단하여 자기 자신을 속인다. 자기 자신이 교만한지를 알지 못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당나귀라는 우화에서 말하고 있듯이, 교만은 자기를 우러러보고 경배하는 것이라고 착각에 빠진 당나귀와 같이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한다. 지혜를 지닌 자는 배움에 소홀히 하지 않는데 교만은 배움을 배척하여 지혜를 멀리하고 교훈을 얻지 못하며 어리석음으로 인한 죄를 낳는다. 교만은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된 단단한 흙과 같아서 생명의 잠재성을 상실한 상태이다. 교만한 자는 전지전능의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을 믿기 때문에 하늘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매우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고 하겠다.

또한 교만은 사회파괴를 일으키는 사회의 악의 뿌리 중의 하나이다. 교만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교로 인하여 스스로를 그 주위에 있는 이들보다 높은 곳에 두어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되며, 오히려 열등상태나 비굴한 상태에 빠지기 쉽고 타인의 성공이나 능력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교만한 사람은 사람들 서로 간에는 물론 하나님과도 대적하는 그래서 진리 편에 반하는 자신의 뜻을 과감하게 관철시키려 한다.

각 가정에서의 교만은 가정의 평화와 생명력을 상실하게 하며, 각 조직이나 집단, 그리고 각계각층의 사회지도층에서의 교만은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분열을 조장하며, 소통을 방해하고 분쟁과 갈등 그리고 폭력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에 대한 냉혹함을 보이기까지 한다.

예로부터 많은 지혜의 가르침에서는 축복받는 삶에 대한 교만의 파괴력에 대하여 강조하여 왔다. 하나님처럼 높아지려는 교만은 하나님께서 가장 미워하시는 중한 죄이며 패망의 선봉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는 것’ 두 가지의 계명을 강조하셨는데 교만은 이 계명과 매우 멀리 있다. 불교에서는 교만은 마음이 높아 반성함이 없는 근본번뇌의 하나이며 해탈을 방해하기에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하였다. 그 외에도 사람이 망하려면 먼저 교만해진다는 말이 있다. 실패 이면에는 반드시 교만이 숨어 있다고도 한다. 노자에 의하면 교만은 천사를 악마로 바꾼다고 하여 악으로 드러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럼 우리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연 이런 교만한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운가?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사회적 지위가 갖는 교만, 지적인 교만, 영적 교만, 물질의 교만, 도덕적 교만, 권력의 교만을 지니고 살지는 않는가? 몰락과 파멸로 이끌어지는 교만한 마음으로 번성과 축복의 소망을 바라는 것은 아닌가? 각계각층의 고위지도층이 마음을 낮추어 국민을 향한 섬김의 자세를 가지고 진정한 리더십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한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 자신의 힘이 아닌 절대적인 힘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힘의 존재가 얼마나 우리의 생명과 축복된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인가는 조금씩 깨닫게 되기를 바란다. 교만에 대한 분별력을 키우고,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하늘이 무서운 줄 알고, 진정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알고 하늘의 절대적 능력을 알아가는 겸손한 마음에서 우리는 참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축복된 삶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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