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 한지 명맥 잇는다
소양 한지 명맥 잇는다
  • 하대성
  • 승인 2009.12.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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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종이는 표면이 정교한 것이 무척 아름답다. 색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차분하면서 품위가 있다. 받아 보는 사람의 눈물까지도 수경에 흘러갈 듯한 느낌이어서 질리지 않는다.” 11세기초 일본 헤이안시대 문학의 최고봉인 <源氏物語>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한국의 제지업은 중국인을 능가하고 있다. 종이 쓰임새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우산,양산,비를 가리는 모자,병복,가방을 만든다. 러시아 판지보다 길기며 견고하다. 가장 양질의 종이는 절대다수 전라도에서 제조되고 있다.” 구한말 러시아 정책보고서 <한국지>에 적힌 내용이다. 조선시대 전주부 고지도에 외지소가 상관면에 나타나 있다. 일제강점기 때 발행된 <전라북도의 특산물>책에는 완주지역 한지에 대해 이렇게 쓰여 있다.“전북 조선지는 닥나무를 원료로 하여 지질이 강인 정량하고 그 명성이 전 조선에 떨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완주군의 대롱지 장판지가 유명하다.”

이렇듯 완주 한지는 한때 국내뿐만아니라 국외에서도 명성을 날렸다. 지금도 소양면 일원에는 한지 유적지가 몇군데 남아있다. 완주군에서는 완주 한지의 역사성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신원리 대승마을에 한지유적 테마촌을 조성하고 있다.

현 소양면 우체국 뒤편에는 한지산업조합인 동양산업조합과 관사가 남아있다. 이 일대에서 생산된 한지들은 모두 이 조합을 거쳐 팔렸다.

완주군의원이자 소양면 우체국장인 홍의환씨는 “부친께서 그 당시 동양산업조합장을 역임해 회계와 주식장부를 보관하고 있다.관사는 내가 전에 살던 곳이다. 공장은 우체국 옆 건물이다.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고 말했다. 홍의원은 또한 “조합 상량을 보면 소화12년(1947년)에 건립된 것으로 돼있다.”며 보관중인 상량을 보여줬다. “대승마을에 한지 클러스터가 완공시점이어서 지난 14일 조합건물과 관사를 군에 기증했다.”며 “전통시설동 옆에 이전 복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고증작업은 홍의원과 홍의원의 누님 홍정순(60)이 담당했다.내년 2월께 완공되면 대승한지 영농조합법인이 수탁 운영하게 되며 체험시설과 제작판매 작업이 이뤄진다. 송광사로 가는 소양천변에도 많은 한지공장들이 있었고 해월리 다리목 천변 우측으로 현재 카톨릭 '성요셉동산 경로수녀회' 건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여기가 큰 규모의 장판지공장이 있던 자리다. 소양일원에서는 장판지를 많이 생산했었다.

하대성 기자h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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