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이젠 소통과 나눔이다> <1>지역문화 새지평
<문화예술교육 이젠 소통과 나눔이다> <1>지역문화 새지평
  • 이지현
  • 승인 2009.12.16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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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문화마당 누구나 주인공
미적 체험을 중시하는 예술교육과 가치와 성찰, 다양성,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교육이 합해진 문화예술교육의 시도가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도내에서도 문화 영역과 대상자층을 다양하게 선정해 문화예술교육의 폭을 넓혀 가고 있지만 예산의 한계와 인식부족 등으로 지속가능한 교육을 펼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개선해 나가야할 과제로 지목된다.

이에 기자는 지난 11월 4일∼14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관한 제3차 공동기획취재 ‘사회복지와 결합하는 문화예술교육’ 연수를 다녀왔다. 차별화된 전략과 내실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학습자와 주변 사회의 문화적 소통과 나눔을 꾀하는 핀란드와 스웨덴,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1>문화예술교육, 지역문화의 지평을 열다, <2>청소년 예술학교, 지역민과 호흡한다, <3>미래를 준비하는 문화예술교육, <4>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경쟁 없는 교육 등 4회에 걸쳐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일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문화가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가장 소극적인 문화향수계층으로 꼽혔던 빈곤계층과 조손가정, 장애우, 노인,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정 등에게도 수준 높은 문화예술공연이나 교육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전북지역에서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를 제외한 ‘공공작업소 심심’과 ‘문화공간 싹’, ‘전통문화사랑모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이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07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공공작업소 심심’은 건축과 영화, 문학, 디자인 등을 전공한 7명이 지역문화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농촌 어르신을 찾아 도·농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영상교육 및 다큐멘터리 촬영 작업을 진행하며 지역에 맞는 풀뿌리 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전주의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남부시장을 청소년 교육공간으로 마련해 자신의 존재기반을 감성적으로 이해하는 ‘꽃피는 남부시장’을 운영한다.

‘문화공간 싹’의 ‘찾아가는 문화예술무대’와 ‘재뜸마을공동체’도 단연 화재다. 매주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전주 재뜸마을이 옛 장터 ‘장고개’를 찾아가 주민을 위한 예술장터를 연다. 다양한 문화예술을 통한 만남과 소통을 목표로 문화시장을 표현한 수레를 제작, 마을을 돌며 문화예술을 선보이고 주민의 참여를 유도한다.

전통문화사랑모임 역시 전주 남부시장에 ‘할머니 공방’을 열고 청소년과 연계한 창작활동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침침한 눈으로 모양을 잡는 과정이 한없이 느리고 더디지만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쿠션과 거울, 수납장, 식탁보 등 수공예작품 등을 판매해 수익 창출도 하고 있다.

상·하반기로 나눠 문화예술교육을 여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역시 기관의 특성을 살려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역주민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아동미술과 청소년 음악, 성인을 위한 뮤지컬 댄스 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의 교육 종료 후에는 전당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문화’라는 삶의 혜택에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도내 곳곳에서는 계층을 다양하게 선정해 각 문화영역을 아우르며 탈장르, 크로스오버 등을 시도해 문화예술교육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일회적인 이벤트성 목적을 띠는 단편적인 예술체험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다 음악과 미술에 국한된 편협한 프로그램, 전문성을 갖춘 예술인력의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어 문화적인 삶을 누리는 체험과 이를 통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

예술의 향유는 충분한 감성교육 과정이 필요

“문화예술작품을 문화상품, 곧 컬덕트(Culduct)'라는 새로운 용어로 부르게 된 것이 그리 오래지 않아요. 이제는 문화예술도 우리 생활환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 요소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죠. 온전한 삶의 질은 오로지 경제적으로만 충족될 수 없듯이 매슬로우가 인간의 다섯 단계의 욕구 중에서 상위 개념으로 넣고 있는 자아존중과 자기실현의 욕구 영역은 바로 인간 삶의 격조와 품격에서 비롯됩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대표는 가장 높은 욕구 단계에 있는 문화예술의 고품격 상품을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상품과 달리 문화예술상품은 ‘훈련되고 체험된 감성과 감각’이 갖춰질 때 비로소 구매(감상) 동기가 부여된다는 것.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기도 하다.

“예술의 향기를 스스로 체험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예술의 진가를 인식할 수가 없어요. 예술에 대한 경험은 빠를수록 효과적이고 그래서 청소년기의 문화예술교육이 중요하다는 거죠.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17세 전후에 감수성이 가장 민감해 이 시기에 습득된 취향이나 성향이 평생지속된다고 해요.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공연예술기관이 가정과 함께 청소년의 예술친화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실제 일부 선진국은 청소년 및 가족음악회와 아동클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어릴 때부터 공연예술의 관객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도 마찬가지. 전문 연주자들이 현장 실기 교육을 진행해 직접 공연무대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인권 대표는 “취약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더욱 음악을 배우고 감상하고 연주까지 하는 ‘일관작업’은 미래의 연주자와 관객을 길러내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지현기자 jh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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