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북문화계 결산> 2. 미술
<2009 전북문화계 결산> 2. 미술
  • 김효정
  • 승인 2009.12.15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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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은 전북 미술의 적극적인 활동이 두드러졌던 한 해였다. 특히 도내를 벗어나 중앙화단에 전북미술을 알리기 위한 전북도 차원의 지원사업이 활발히 진행됐으며 사설 갤러리들을 중심으로 작가 지원 사업도 꾸준히 진행됐다. 그러나 작가들의 개별 작업은 두드러졌으나 단체별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했으며 침체된 미술계를 일으킬만한 기획력 또한 부족했던 한 해였다.

또 지난해 잡음이 일었던 전북도립미술관장에 지역 작가가 새롭게 임명되면서 전북 화단의 화합을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 전북미술협회장의 임기가 올해로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전북미협 회장직에 누가 오를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전북미술의 중앙 화단 진출

올해는 민·관이 함께 전북미술의 중앙화단 진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올 초 전북미협 주최로 서울 인사동에서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던 ‘전북미술의 비전과 가능성’전을 시작으로 전북도가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전북미술작가 육성 프로젝트 ‘수도권 전시지원사업’은 중앙과 지역간 문화 양극화를 줄여 보기 위한 시도로 평가됐다.

공모를 통해 분야별로 5명의 작가를 선정한 후 각 2천만원씩이 지원된 사업으로 8월∼9월에 걸쳐 서울에서 전시가 이뤄졌다. 실력 있는 작가들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중앙무대에 지역 작가들을 알려 보자는 취지는 긍정적이었으나 지원 장르의 다양성 부족과 체계적인 지원은 아쉬움으로 남았으며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은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북도에서는 내년 예산을 더 늘리고 지원분야확대, 큐레이터 또는 프로모션 전담인력 배치 등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작가 개인에게는 보다 큰 무대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 제공과 판로 개척 및 스스로의 역량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서울에 전북도립미술관 분관 설립 문제가 지난주 도의회 예결위를 통과하면서 보다 활발한 서울 전시가 이뤄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일각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둔 선심성 통과라는 의견도 분분하지만 지역 화단을 위해서는 일단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 민간 미술 단체들의 약진

미술시장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설 갤러리들은 꾸준히 기획전 및 작가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맥을 이어갔다.

‘서신 갤러리’의 경우 지역 작가들과 함께 국내 아트페어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면서 지역 작가 알리기에 주력했으며 ‘공유 갤러리’도 청년작가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시지원을 통해 작품 발표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한국공예문화협회는 익산한국공예대전을 명실상부한 공예 분야 최고의 공모전으로 그 위상을 확고히 세웠으며 올해 서울 코엑스에서 공예 부문 최초로 아트페어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로 공예 분야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문화공간 싹과 숨조형 연구소는 전국 공모에 당선되면서 공공 미술을 통한 지역 재생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두 단체는 각 1억원 상당의 사업비를 지원 받아 미술을 통한 지역의 변신을 시도했다.

도내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유통망을 넓힌 A-옥션도 광주와 대구, 서울 등지에서 고미술품 경매를 진행해 콜렉터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전북미술시장이 그만큼 활성화 되어 있지 못하다는 반증으로 여전히 전북 미술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으며 전북미협의 아트페어도 단순히 부스전 개념으로만 진행되면서 작품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을 못미치고 있다.



▲ 기획력 부재의 전북 미술

미술계 개별적인 활동은 활발했으나 전체적으로 기획력이 부족했던 한 해였다.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 지역 작가들과 소장품 중심의 전시가 주를 이루고 자체 기획력이 돋보이는 전시가 부재해 지역민들의 문화 향수를 충족 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도립미술관의 전문인력 부족과 역량 부족에 따른 것으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 학예연구실장이 행정 소송 중인 상황이라 인력 충원도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앞으로 서울 분관이 생길 경우 지금의 조직으로는 그 운영 부문도 문제다. 그러나 그동안 말이 많았던 도립미술관장직에 올해 새롭게 지역 작가 출신의 미술관장이 임명되면서 지역미술계와 어떻게 그림을 그려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전북미협이나 전북민미협 등 각 미술단체들도 눈에 띄는 뚜렷한 행보가 없었다. 기존 행사의 답습에 머물렀으며 대중들과 소통하며 문제의식을 갖고 진행되던 사회 참여형 행사들은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올해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여타 행사들이 다수 취소가 되었지만 미술계는 취소가 될만한 어떤 행사도 없었다는 것이 문제. 위축된 전북 미술계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기획력이 절실하다.

김효정기자 cherry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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