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스노보드 점프대에서 벌어지는 묘기들은 서울의 야경과 어우러져 서울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여러 가지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관람을 한 시민들에게는 나름대로 즐거움을 주었을 법하다. 여기에서 이러한 행사가 들인 비용만큼 시울시의 브랜드를 제고하는데 기여하였는가를 논할 생각은 없다. 이 행사에 대해서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공방전이 내년 자방자치 단체장 선거의 전초전처럼 생각되어 언급하였을 뿐이다.

각 지역 선거구별로 입지자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입지자들은 지금 열심히 바닥의 선거민들을 누비고 다니는 형편이니, 선거의 열기가 곧 달아오르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겠다. 우리가 이즈음에서 선거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은, 다음 선거에서의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 재선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들과 입지자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방자치 단체의 장은 주민의 복지와 미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자리임에 틀림이 없다. 4년 동안의 경영성과를 비교해보자면, 몰라보게 달라진 시군이 있는가 하면, 정체되어 낙후를 대물림하는 시군도 있다. 단체장이 연속적으로 불법행위로 구속되어, 행정이 그야말로 파행 상태에 이른 단체도 있다. 우리가 앞서 좀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하였다면, 더 나은 결과를 수혜하지 않았을까?

선거의 결과를 놓고 대중의 비합리성과 무지를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다. 인류적 재앙을 가져온 나찌 정권의 성립도 대중 선거의 결과다. 그러나 대중의 선택은 많은 경우에 있어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하나의 예를 들면, 1000m 길이의 다리를 1000m 거리에서 1만 명의 사람들이 다리의 길이에 대해서 나름대로 예측한 수치의 평균을 내면, 거의 실제 거리에 근접한다고 한다. 물론 참여자가 적으면 실제에 근접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선거에서의 많은 참여도 우리의 판단의 오류가능성을 줄여 줄 것이다. 물론 참여도 중요하지만 참여자의 합리적 선택은 더 중요하다. 앞의 사례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정보에 의존해서, 합리적으로 계산한 결과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 왜곡된 정보와 선전, 자기 이익, 타인의 몫에 대한 관심, 집단 이데올로기에의 몰입 등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선거에서 자신의 이익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선거는 이익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수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나은 결과를 원한다면, 자신과 타인의 몫보다는 일반 개인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선택과 관련된 정보를 잘 알고, 자신과 타인의 몫에 관심을 기울지 않고, 일반 개인의 이익최대화의 관점에서 선택한다면, 최선의 결과는 아닐지라도, 모두에게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된다. 우리의 선택을 왜곡시키는 주요한 요소들은 집단 이데올로기에의 몰입, 시기심과 질투의 감정들이다. 특히 시기심의 감정은 매우 강렬해서, 진정한 자기 이익에 대한 고려를 눈멀게 하곤 한다.

사실 선거에서 우리가 마음을 넓혀 자신의 직접적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장기적 결과에서 본다면, 나의 몫과 타인의 몫에 대한 고려보다는, 전체의 파이를 크게 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몫이 타인의 몫보다 크다고 하더라도 전체 파이가 적다면 크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 나의 몫이 적고 타인의 몫이 크더라도 전체 파이가 크다면 나에게 더 이익이 된다.

우리가 선거의 선택에서 자신의 이익을 배제할 수 없다면, 좀 더 현명한 이기주의자가 되어 보는 것을 어떨까? 눈앞의 이익, 즉흥적 감정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해야 한다. 마음을 넓힌다면, 일반 시민들의 이익도 나의 이익이 될 것이다. 현 세대 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의 이익도 선택에서 고려하게 될 것이다. 사실 이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 이익은 성취해 나가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가 선거를 통해서 의도해야 할 것은 누구나 자기 이익을 성취해 나갈 수 있는 배경적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