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을 팔아주자
지역 농산물을 팔아주자
  • 홍재식
  • 승인 2009.12.15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내외는 농촌에서 각종 농산물이 나올 무렵이면 자주 도시근교 농촌마을을 찾아간다. 농촌에 가면 노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곤 한다. 아내는 이야기 중에 그 부락에서 나는 콩, 팥, 참깨, 들깨, 호박, 고추, 마늘, 생강, 양파 등을 사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그게 일상화 되었다.

우리아파트 옆에는 대형마트, 백화점이 있어 한번가서 모든 생활용품을 살 수 있지만 아내는 가급적 이 지역 농촌 노인들이 재배한 농산물을 직접 사거나, 재래시장, 동네슈퍼에서 물건을 많이 산다.

금년뿐만 아니라 다음해에도 사주기 위해 전화번호까지 적어가지고 온다. 가을 고추와 양념류는 5년 이상 임실, 관촌같은 농민한테 사다가 자녀들 김장까지 담아주고, 주위 사람들에 소개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친지의 일 년 동안 사용할 고추와 양념류를 모두사서 택배로 붙여주기도 한다. 그 이유는 농촌 노인들이 농사를 지어도 제값을 받고 팔기가 어렵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우리 부모들은 지금은 다 돌아 가셨지만, 농촌생활을 하셔서 농촌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 모두가 서울등 타지역에 사는 전북인들과 그 이웃들이 이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가 과거 모래내 재래시장에서 살을 때도 농촌할머니들이 손자들 학비마련이나, 용돈을 벌기위해 조금씩 책보에 싸가지고 나온 농산물을 잘 사주고 점심때가 되면 밥까지 먹여 보내는 예가 많았다.

우리가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대형마트에서 농산물을 사면 재벌들은 더욱더 돈을 많이 벌어 빈부격차는 더 심해지고 서민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져 가진 자들과 가지지 못한 자들의 갈등이 더 심화된다.

지금은 우리가 중산층이라 할지라도 이 지역 농산물을 파는 재래시장과 동네슈퍼를 많이 이용해주는 것은 지역주민들을 위하고 미래 우리 후손들에 보험을 들어 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야한다.

이 지역 농산물을 파는 재래시장이나 동네슈퍼가 망하면 서민들이 망하고 서민들이 망하면 이 지역을 떠나게 되어 결국 이 지역은 폐허가 되고 만다. 우리고장은 농도이므로 이 지역 농산물을 직접 팔아주는것이 도시민이 해야 할 도리이다.

지금 농민들이 너무 어렵다.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농민들이 FTA비준반대를 외치고 대규모 농민시위를 하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농민들이 열심히 농사를 지어 자녀들 대학도 보내고, 결혼도 시키고, 먹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농사를 지으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다.

그러나 농업에 대한 정부의 사전준비없이 농산물을 개방하면 열심히 일해도 희망이 없다고 실망하며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우리 농촌의 모든 농산물들이 수입 개방되면서부터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또 기계영농하는 미국등에서 저렴한 농산물들이 몰려들어옴에 따라 국산농산물들은 가격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그 이후 국산농산물을 생산해내도 가격이 비싸 팔리지 않으니 농촌에서 농사를 지을 사람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매년 농사가 풍년이냐, 흉년이냐에 따라 외국의 식량수입량과 국가재정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가을의 수확량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넘어가고, 다시 정보화사회로 넘어가면서 농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감소되었다. 농산물 수입개방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제 우리농업이 역경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시대변천에 맞게 변화를 해야 한다.

우선 대응책으로 도시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무공해 유기농산물생산부터 시작했으나 부족함이 너무 많다. 우리 농업의 역경을 농민들의 힘으로 해쳐나갈 수는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농업의 살길을 모색해야한다.

농촌을 아는 분들이 서로 지혜를 모아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한다. 지금이 정보화시대 일지라도 인간은 먹지 않고는 살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농업이 사회의 천대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인간 생명유지의 필수품을 생산한다는 면에서 관련 대학과 연구소의 생명공학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농업에 생명공학을 적용하여 고품질, 고소득을 올릴 수 있고, 각종 신약개발과 각종 질병퇴치에 공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본받아야한다.

<홍재식 전북대 명얘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