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탈북해 한때 가수활동을 한 이원각(46)씨는 지난 11일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열린 출가 서원식을 통해 37명의 새 출가교역자와 함께 원불교 성직자인 ‘덕무(德務)’가 됐다. 덕무는 교무(敎務), 도무(道務)와 함께 성직자 중 한 분과로 교당이나 관련기관의 살림을 도맡아 한다.
이 씨는 지금까지 근무하던 경기도 안성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 학교에서 덕무로서 성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 씨는 이날 “남쪽에 내려온 지 십수 년이 돼 가는데 이룬 것도 없지만 원불교를 만나서 참 행복하고 특히 원불교 교역자로 서게 된 것을 큰 은혜로 생각한다”라며 “현재 위치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교역에 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황해북도 봉산 출신인 이씨는 1994년 러시아 벌목공으로 일하던 중 탈북, 국내에서 ‘이상윤’이라는 이름으로 트로트 음반 ‘통일 열차’를 내며 대중가수로 활동했고 각종 방송출연 등으로 한 때 인기를 얻었다. 그러던 중 다른 탈북자와 함께 서울 전농교당에 다니면서 삶의 방향이 바뀌어 2006년 교역자를 지원, 교육과정을 거쳐 이날 출가서원식을 받았다.
그동안 탈북인을 보살피는 일에 앞장서 온 이 씨의 부모와 4형제는 현재 북한에 살고 있다.
익산=소인섭기자 i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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