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전국한우협회 완주지부장>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음
<박영준 전국한우협회 완주지부장>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마음
  • test1
  • 승인 2009.12.04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과 소 값 파동으로 무척이도 힘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 두해 그렇게 흘러 또다시 크리스마스 연말을 맞고 있다.

농민이, 소 키우는 백성이 손해를 봤으면 다른 쪽은 큰 이익을 볼 것처럼 떠들썩하더니 여전히 경기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최근에는 세종시와 4대강이 정국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두바이 발 금융위기는 불확실한 내일의 삶을 더욱 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곳곳에서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이 때 이르다싶게 분위기를 이끈다. 캐럴의 흥겨움은 여전하다. 크리스마스만큼은 즐겁고 뜻 깊게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옆자리의 동료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함께하겠다며 선물을 준비하는 등 이벤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수십 년째 돌보고 있는 어느 부부의 사연이 언론매체를 통해 감동으로 다가온다.

최근 가정이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는 사회적 붕괴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하고 있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그렇다면 아이들 셋 중의 한명은 이혼가정의 자녀라는 얘기다.

청소년 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다. 불우이웃에 결손가정이 넘치다보니 모두들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다. 현란한 몸짓들과 물질만이 행복을 채우는 유일한 수단이 돼가고 있다. 가정도 이웃도 항상 사랑이 부족하다. 진정한 행복을 보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들에게 사랑의 목마름을 채울 수 있는 구세주는 없는 것일까. 그것은 건강한 가정이고, 훈훈한 이웃이 아닐까.

마지막 잎새의 작가 오 헨리의 소설 중에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다. “가난한 부부가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에게 고급 머리빗을 선물하고, 아내는 자신의 탐스러운 머리칼을 팔아 남편에게 시곗줄을 선물한다”는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난한 부부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에 코 끗이 찡한 감동을 느꼈을 것이다.

아내는 자신의 머리칼은 곧 자랄 것이라고 남편을 위로하고 남편은 조촐하지만 크리스마스 잔치나 벌이자며 서먹한 너털웃음으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독자들은 또 한 번 진정한 사랑의 가치에 눈물을 훔쳐내야 했다.

지금, 자신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기꺼이 팔아 상대의 빈곳을 채워주려는 오 헨리 소설의 부부처럼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나눠야 할 때다. 올 크리스마스에는 눈가를 적신 그 장면들을 현실 속에서 수없이 만나고 싶다.

우리나라가 OECD회원국 중에서 1~2위를 기록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이혼율과 빈부격차도 그중의 하나라고 한다. 최근에는 청년실업률까지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가정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보고다.

건강한 가정들이 모여야 건강한 사회와 국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건강한 가정을 만들고 확인하는 시간으로 함께 한다면 어떨까. 그동안 서먹했던 주변의 동료 지인들과 왠지 불편하고 거리감이 있었던 어떤 이웃들에게도 가슴으로 전해지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해보자.

직장 동료와 선후배들 간에도 마음이 담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자. 따듯한 말 한마디어도 좋겠다. 살다보니 이래저래 핑계로 연락한번 제대로 못했던 지인 벗들에게도 한 해의 안부를 묻자. 전화도 좋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만이라도 환영받을 일이다.

더불어 불우한 이웃과 결손가정에도 정성이 담긴 따듯한 선물을 준비하자. 물론 서민들에게는 절망감과 무력감만을 더해주는 그런 연말이지만, 그래도 우리네 민중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서로의 사랑을 채워가며 당당히 일어서야만 한다.

구세군의 냄비에 작은 정성을 채우는 일도, 동료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 또한 진정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