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노벨과학상 수상
국가별 노벨과학상 수상
  • 이지현
  • 승인 2009.12.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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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밀레니엄 전환기인 2000년,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맞이해 많은 학자들은 노벨과학상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했었다. 이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노벨과학상의 국적별 분포였다.

지난 100년 동안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국적별 분포를 살펴보면 총 469명 가운데 미국이 199명으로 전체의 42.2%를 차지하면서 전체 수상국 27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영국이 70명(14.9%)으로 2위에, 독일이 61명(13.0%)으로 3위에 랭크됐고, 미국, 영국, 독일 등 선두 3개국은 전체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70% 이상을 배출했다.

동아시아에서는 일본이 7명(1.5%)으로 캐나다와 함께 공동 11위를 차지했지만, 객관적인 국력에 비해서는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인식됐다.

2009년에 노벨과학상 수상 자료를 다시 분석해 지난 100년의 통계와 비교할 때 나타나는 몇몇 특징적인 징후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2001년에 7명으로 11위였던 일본이 6명의 수상자를 추가로 배출해 2008년에 7위로 급부상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이스라엘이 2004년에 2명의 수상자를 배출해서 28번째 노벨과학상 수상국이 됐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파키스탄이 1979년에 27번째 수상국이 된 이래 무려 25년 만에 신흥 노벨과학상 수상국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최근에 들어올수록 노벨과학상을 한 번도 수상하지 못한 나라가 새롭게 노벨과학상 수상국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입증해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노벨과학상 수상국 선두 3개국 내의 점유율 변화도 최근의 변화에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2008년에 미국은 231명(43.6%)의 수상자를 배출해 77명(14.5%), 65명(12.3%)을 각각 배출한 영국과 독일을 점유율 측면에서 그 격차를 벌려나갔다. 이것은 선두 3개국 내에서도 승자 독식의 추세가 점차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올해의 수상 경향은 미국 중심의 수상 독주가 점차로 심화되고, 미국 내 유대인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노벨과학상의 수상 추세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노벨과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선 노벨과학상 수상국 신규 진입이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은 우리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GDP 대비 국가연구개발비의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이스라엘과 같은 과학기술 강국도 신규로 노벨과학상 수상국으로 진입하는 데까지 무려 25년이 걸렸으니, 우리는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랜 세월이 흘러야 29번째 수상국으로 진입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도 과학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보다 유연하게 하고 연구비의 집행을 보다 융통성 있게 해 가능성 있는 독창적인 자생 연구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독려해야 한다. 또한 국제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과 국내의 젊은 연구자들의 연결을 지원하여 글로벌 연구 감각과 광범위한 연구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노벨과학상 수상 자체가 과학기술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우리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하게 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우리의 독창적인 연구가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이 연구를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글로벌 네트워크가 마련되고, 이 네트워크를 통해 국가의 독창적인 연구가 적절하게 알려질 때 우리도 노벨과학상 수상국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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