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위해 나라위해 늘 기도하지요"
"아들위해 나라위해 늘 기도하지요"
  • 하대성
  • 승인 2009.12.03 1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푸른 용양원에서 만난 106세 최고령 할아버지 오기준 옹
“친정아버지와 같은 방에 계실 때 한 번씩 들리면 항상 성경책을 보고 계셨어요. 어서 오라고 반가이 맞아 주시고 또 저희들한테 기도도 해주시고요.”

황방산 아래 들녘 풍경이 한가로이 펼쳐진 한적한 이곳은 바로 나눔과 섬김이 있는 늘푸른 집 요양원(만성동)이다. 부모처럼 사랑으로 감싸주며 섬김의 자세로 노령 환자들을 돌보는 이곳은 2005년에 중앙교회(차상영 목사)가 설립한 이래 원장(나송)을 비롯 직원30명과 50여명의 요양인이 있는 주거 환경이 깨끗한 곳이다.

바로 이런 곳에서 요양하는 최고령자를 만나 보았다. 그분은 다름아닌 오기준(106세 목사 은퇴) 옹님이시다. 주위에서도 찾아볼 수없는 드문 일인만큼 먼저 경건함이 앞선다. 이름, 나이, 생일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며 이곳에 온지 2년이 된 지금도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에 속하며 이야기와 농담도 잘하시는 낙천적인 할아버지다.

2인실로 된 방안에 항상 머리맡에 사무가방과 안경, 성경, 찬송가를 두고 생활을 하고 계시며 새벽기도와 잠자기 전 기도는 물론 행사할 때, 또는 식사시간에 대표기도도 가끔 하신다고 한다.

궁금함이 있어 오기준옹의 귀에 빠짝 대고 “새벽기도는 누구를 위해서 하시나요?”라고 묻자 “나를 위해서하지요. 아들을 위해서하고 나라를 위해서도 하며 또 세계평화를 위해서 하지요.” 그분의 마음 깊이를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사려 깊은 마음씨, 열려있는 세계관, 오늘날까지 버팀목으로 살아온 그 심오한 마음속엔 언제나 신앙의 뿌리가 깊이 내렸음을 몸소 느낄 수가 있었다.

“운동은 어느 운동을 좋아하시나요?” 손으로 제스쳐를 하며 “젊었을 때는 야구를 좋아했지, 지금은 가벼운 운동으로 실내걷기와 가끔 산책을 한다.”고 한다.

“음식은요?” “곰국, 송이버섯, 잡채, 계장 등을 좋아하고 옛날에 이가 튼튼할 때는 오징어와 갈비구이도 좋아했다고” 한다. 이곳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식사도 잘 드시고 무엇이든 편식하지 않고 소식하며 식단에 오른 음식은 골고루 야채류와 함께 잘 드시는 편이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성경말씀은요?” 서슴지 않고 “너희는 서로 사랑하라” 의 짤막한 한 구절을 외우시고 뒤이어 찬송가 ‘예수사랑 하심은’을 끝까지 부르신다. 취미는 사무용 가방에 사탕을 넣어 들고 다니며 그곳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요즘 취미라고 한다. 성직생활에서 나눔이 몸에 베인 겸손과 사랑이 변하지 않는 맑은 영혼으로 순수하게 흐르고 있다.

언제나 환자를 부모처럼 가족처럼 섬기는 이곳은 7시에 기상하여 저녁 9시에 취침하고 식사 후 양치는 기본이고 필요에 따라 의료 서비스가 있어 편리하고 무엇보다도 사랑이 있어 더욱 온기가 넘친다.

양정자 도민기자<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