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택 군산평생교육원장> 바른 국어 생활
<황현택 군산평생교육원장> 바른 국어 생활
  • 이수경
  • 승인 2009.12.03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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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낳고 성장하면서 나랏말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국어 생활이라면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생활을 말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국어 속에서 파묻혀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국어 생활의 허물에 대한 무감각 시대에 살고 있다. 나 자신 18년간 국어교육을 받았고, 40여년을 국어를 가르친 사람으로서 내 형편없는 국어생활에 부끄러워 얼굴을 붉힐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3년 전의 일이다.

국립국어원에 입소하여 우리 말 테스트를 받은 일이 있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겨우 낙제 점수를 모면하고 대오각성하던일이 생각난다.

평가지에 '수도가 안 나온다.'를 바르게 고치라는 지시문을 따르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데 옆에 앉은 국어 선생님은 '수돗물이 안 나온다.'로 고쳐있지 않는가? 창피했다. 뿐만이 아니다. 내가 쓴 글을 교정하다 보면 오자 탈자가 한 두 글자가 아니다. 그나마 교정지에 붉은색 글씨가 적은 것을 보면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의 덕택으로 여긴다.

선생님께서는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말씀하시며 띄어쓰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셨다. 그리고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에서 틀린 낱말을 '나는' 으로 바르게 고쳐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럼 요즘 학생들의 국어생활은 어떠한가?

평생교육원에서 '동화 사자성어'를 가지고 남녀노소 열다섯 명이 쓰기공부를 곁들여

인성교육을 받고 있다. 아주 기발한 생각을 잘하는 종손자(형 손자)가 맞춤법이 잘 틀려서 고쳐 쓰라면 '간편한 한글'이 좋단다. 간단하고 편리한 한글이면 된다는 것이다. 70년대 맞춤법을 바르게 배운4~50대 어머니들의 바른 글씨를 보면서 "내 초년병 교사 시절 원고지 쓰기 지도법이 생각난다. 원고지 한 칸에 들어가는 끝점의 위치며 인용부호가 끝났을 때의 줄 바꾸기 등등 아이들의 머리에 각인이 될 정도로 지도했었다.

글씨는 그 사람의 마음의 거울인 것이다. 붓글씨를 바르게 쓰는 사람이 성격이 사나울 수 없는 것이다. 말하기나 듣기도 중요하기는 만찬가지다.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분명하게 전달하며 들을 때는 말하는 쪽을 보며 진지한 태도를 보여야 된다. 잘 듣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 성공의 열쇠는 바른 국어생활이다.

훌륭한 지도자들은 거의 대부분이 웅변가다. 미국의 링컨, 케네디, 오바마 대통령, 영국의 처칠 수상, 대처 수상, 우리나라의 안창호 선생 님,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감동적인 웅변으로 청중들을 모으는 국어생활 선수인 것이다. 아무리 변화된 세상이라 한들 국어만큼은 변할 수 없다. 요즘 생성되는 컴퓨터 글씨인지 ET글씨 인지 분간 못할 괴괴한 글자와 4~50대만 되어도 도무지 알아들을 수없는 신세대 언어는 정화되고 골라 쓸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국어생활에서 외래어 표기와 사용문제이다.

외래어란 외국어 중에 국어에 동화되어 국어로 사용되는 어휘들을 말하는데 문제는 표기에 있어서의 오기와 남발이다. 새 로마자 표기법을 보면 ㄱ은 g인데 k로 표기된 경우, 이중모음의 잘못된 표기 등 무지기 수다. 또한 거리의 간판이나 아파트를 보면 별의 별 외래어들이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는 시골에 사는 부모가 어려운 아파트 이름 때문에 아들 집을 못 찾고 다시 시골집으로 되돌아갔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바르게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 아름다운 국어생활로 우리의 주체성을 찾고 한글문화를 더욱 빛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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