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보다는 2300년을 주목하자
2012보다는 2300년을 주목하자
  • 장병수
  • 승인 2009.11.22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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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가 순식간에 폐허로 변하고, 달리던 기차가 허공으로 추락하며, 천지창조 속 신과 아담의 손가락이 ‘끊어지며’ 바티칸 씨스티나 성당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1500m가 넘는 쓰나미, 초호화 크루즈호의 침몰. 지진과 해일, 화산폭발, 유람선 전복, 건물 붕괴 등 재난영화의 모든 장면들을 담은 종합선물세트로 구성된 영화 <2012>.

대작 <인디펜던스 데이>(1996)를 시작으로, <고질라>(1998) 그리고 <투모로우>(2004) 등을 통해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전문 감독이라는 호칭을 듣게 된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재난 스펙터클 영화 <2012>. 지난 11월 초 미국 개봉 당시 3400여개의 극장을 점유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2012>가 국내에서도 거침없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영화 제목 ‘2012’의 의미는 고대 마야인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로 끝나는 데서 착안한 것으로 2012년에 지구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영화대로 ‘2012’년 지구는 멸망하고 말 것인가? 2012년 지구 멸망에 대한 이론적 배경은 고대 마야 문명의 달력, 1982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견된 노스트라다무스의 새로운 예언서 및 중국의 주역 등에는 공교롭게도 2012년 12월 21일을 지구의 최후의 날로 기록하고 있다.

첫째, 마야인들이 사용한 달력에 의하면 기원전 3114년 8월을 시작으로 해서 13박툰(박툰이란 고대 마야인들이 역사 기록에 사용한 주기 중 394년을 뜻함)이 지난 2012년 12월 21일을 마지막 날로 하고 있다. ‘태양계의 감춰진 행성 엑스(X)가 2012년 지구와 충돌한다’는 것이다. 둘째, 1982년 로마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발견된 노스트라다무스의 새로운 예언서는 지구의 종말이 기존 1999년이 아니라 2012년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새로운 예언서에는 3개의 달과 1개의 태양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각각 세 번의 월식과 한 번의 일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모든 것이 발생한 이후에 지구는 멸망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2000년 미국의 과학자 테렌스 메케나는 64개의 서로 다른 모양의 괘를 가지고 치는 점인 중국의 주역을 수리적으로 분석해 시간의 흐름과 64괘의 변화율을 그래프로 표시했다. 그래프의 흐름은 4천년에 걸친 인류사의 변화와 정확하게 일치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 그래프가 끝나는 날이 바로 2012년 12월 21일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종말론은 수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해왔다. 교황 이노켄티우스 3세는 이슬람교가 등장하고 666년이 지난 1284년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1658년을, 로그를 완성한 수학자 네이피어는 1688년 또는 1700년을, ‘베르누이의 정리’로 유명한 화학자 베르누이는 1719년 지구가 혜성과 충돌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2012년 지구촌 위기설 역시 이론적 토대를 두고는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이전과 같이 하나의 설에 그칠 것이다.

2012년 지구 위기설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지만, 2300년 한국의 위기설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한국이 “국가소멸” 1호라는 위기설은 현실로 다가오는 듯하다. 옥스퍼드 인구연구소 데이빗 콜만 교수는 한국 저출산을 “코리아 신드롬”으로 표현하며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서 2300년 소멸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 놓았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유엔인구기금(UNFPA)가 11월 18일 발표한 ‘2009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04~2008년 평균 합계 출산율은 1.22명에 그쳤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소폭 증가 추세에 있지만 조사 대상국 185개국 중에서 184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유엔미래포럼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 인구는 2050년 3400만 명, 2070년 지금의 절반, 2100년 1000만 명, 2200년 80만 명, 2300년 6만 명, 2305년 거의 소멸한다는 것이다. 인구 급속 감속 국가중 하나인 일본 역시 2006년 3300년이 되면 스스로 소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지구가 사라진다면 당연히 2300년은 도래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의 국가소멸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300년 한국이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국가소멸” 1호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대재앙으로 나타날 것이 분명해 지고 있다. 우리에게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당면 문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가 달린 심각한 현안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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